녹용 수입 관세율 폭탄 피하는 법: 한-뉴질랜드 FTA 녹용전지 품목분류와 경정처분 취소 승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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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용 수입 관세율 폭탄 피하는 법: 한-뉴질랜드 FTA 녹용전지 품목분류와 경정처분 취소 승소 전략 (대법원 2021두56770)
들어가며..
이 글은 실제 판례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 핵심 쟁점과 실무적인 시사점을 설명하기 위한 글입니다. 판결 이후의 입법으로 관련 법령이 변경되거나 판례가 변경된 경우에는 동일한 법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글의 내용은 법률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여야 합니다.
사건의 전개와 사실관계
수입업체 주식회사 A(이하 'A사')는 한약재 제조 및 수출입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입니다. A사는 대한민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뉴질랜드로부터 생녹용의 밑가지를 잘라낸 냉동 상태의 녹용을 수입하였습니다.
당시 수입된 물품은 온전한 전체 형태에서 아랫부분에 돋아난 3~4지(녹용의 가장 아랫부분에 위치하는 가지로서 이하 '밑가지'라 합니다)가 절단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A사는 이 물품이 온전한 전체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일부가 잘려 나갔으므로 관세법상 품목분류표(HSK)에서 '녹용의 기타'(HSK 0507.90-1190)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뉴질랜드 FTA 협정에 따르면 '녹용의 기타' 품목은 수입 연도별로 단계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혜택을 받습니다. 이에 따라 A사는 수입 시기에 맞춰 각각 14.60%와 13.30%의 협정관세율을 적용하여 관세를 신고하고 통관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수입 통관 이후 처분청인 세관장 B는 사후 심사를 통해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세관장 B는 해당 물품이 '녹용의 기타'가 아니라 온전한 형태를 뜻하는 '녹용전지'(HSK 0507.90-1110)에 해당하며, 그중에서도 FTA 세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공되지 않은 일반 '기타 녹용전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뉴질랜드 FTA 관세양허표상 녹용전지 중 '건조 또는 가공처리된 것'은 관세가 매년 단계적으로 철폐되지만, 가공되지 않은 '기타 녹용전지'는 기존 관세율인 20.00%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관장 B는 A사에게 기존에 신고 납부한 협정관세율과 기본 관세율 20.00%의 차액 및 이에 따른 가산세와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경정처분을 내렸습니다. A사는 이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세관장 B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관세 등 경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납세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날짜와 세율 구간을 일부 조정하여, 세관의 경정처분으로 인해 발생한 세액 변동 내역을 아래의 표로 정리하였습니다.
구분 | 수입 및 처분 시기 | 납세자 기존 신고 (0507.90-1190) | 세관 경정 결정 (0507.90-1110 '기타') | 경정 부과 세액 (관세) | 가산세 및 부가세 포함 합계액 |
제1물품 | 2021년 말 | 협정관세율 14.60% 적용 | 기본세율 20.00% 적용 | 약 9,500만 원 | 약 1억 5,450만 원 |
제2물품 | 2022년 중순 | 협정관세율 13.30% 적용 | 기본세율 20.00% 적용 | 약 9,100만 원 | 약 1억 4,400만 원 |
제3물품 | 2022년 중순 | 협정관세율 13.30% 적용 | 기본세율 20.00% 적용 | 약 7,800만 원 | 약 1억 2,300만 원 |
참조판례를 통한 심급별 법원의 판단 변화 분석
이 사건은 1심 법원과 2심 법원의 판단이 정반대로 갈라졌으며,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납세자의 승소로 확정된 복잡한 사건입니다. 이 글의 소재가 된 판결들과 그 흐름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심 부산지방법원 판결 (2020구합23842) - 원고 패소
1심 법원은 세관장 B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A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수입 물품이 형태적으로 '녹용전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한편, 밑가지를 잘라낸 행위는 관세법상 품목분류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공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히 부패 방지를 위해 냉동하고 원물의 일부를 잘라낸 생녹용 상태에 불과하므로 고율의 20.00% 관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였습니다.
2심 부산고등법원 판결 (2021누21989) - 원고 승소 (원심 판결 취소)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세관장 B가 내린 경정처분을 전부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심 법원은 물품이 '녹용전지'라는 점은 동의하면서도, 상품 가치가 낮은 밑가지를 절단하여 정리한 행위는 국제 품목분류 기준과 정부 유관 부처의 공식 해석상 '불필요한 부분의 제거'에 해당하여 엄연히 '가공처리된 녹용전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낮은 협정관세율(14.60% 및 13.30%)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세관의 고율 과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심 대법원 판결 (2021두56770) - 세관 상고 기각 및 원고 승소 확정
대법원은 세관장 B의 상고를 기각하고 2심 법원의 판결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습니다. 이로써 밑가지를 절단한 녹용전지가 FTA 협정상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 '가공처리된 것'에 해당한다는 법리가 확고하게 정립되었습니다.
핵심 쟁점별 세부 법리 분석
[쟁점 1] 하대와 밑가지가 절단된 녹용을 '녹용전지'로 분류할 수 있는지 여부
A사는 수입 물품이 온전한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하대와 밑가지가 절단되어 있으므로 녹용의 전체 형태가 아닌 '녹용의 기타'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관세법상 품목분류표의 기준이 되는 관세율표 해석에 관한 통칙 제2호 가목에 따르면, 비록 불완전하거나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수입된 물품이라 하더라도 수입 당시 완전한 물품이 갖는 '본질적인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해당 품목으로 분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녹용의 주된 효능을 좌우하는 성분이 집중되어 있는 분골, 상대, 중대 부분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물리적으로 해당 물품의 절단면을 검토해 보면, 녹용의 가장 아랫부분인 하대 자체를 완전히 잘라낸 것이 아니라 하대 부분에 붙어 있던 밑가지를 떼어내면서 발생한 2~3개의 절단 단면만 확인될 뿐이었습니다. 만약 하대 부분까지 완전히 잘라냈다면 단 1개의 절단 단면만 남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물품은 단순히 밑가지만 제거되었을 뿐 여전히 사슴뿔 고유의 가지 형태를 뚜렷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녹용전지로서의 본질적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므로 '녹용의 기타'가 아니라 '녹용전지'로 분류하는 것이 통칙상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쟁점 2] 밑가지를 절단한 정돈 작업이 '가공처리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의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부분은 바로 밑가지를 잘라낸 행위를 관세 혜택이 적용되는 '가공처리'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세관장 B는 물품이 수입될 당시 '생녹용'으로 지칭되었고 장기 보존을 위해 냉동된 것 외에는 별다른 화학적·가열 처리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가공되지 않은 원물(기타 녹용전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국제 기준인 관세협력이사회의 HS 해설서와 주무부처의 해석을 종합하여 세관의 주장을 뒤집었습니다.
구분 | 세관 측 주장 (가공 미인정) | 수입자 주장 및 법원 최종 판단 (가공 인정) |
근거 규정 | 별도의 화학적 변형이나 건조 과정이 없는 생녹용 원물 상태임. | 국제 HS 해설서 제0507호상 '불필요한 부분의 제거'는 허용되는 단순 가공 범위에 속함. |
정부 유권해석 | 명확히 건조되지 않은 냉동 상태는 생녹용에 불과함. |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 지침상 '불필요한 부분의 제거 및 정돈'도 가공처리에 포함됨. |
물품의 실질 | 단순 보관을 위한 냉동 처리는 품목분류상 가공 행위가 아님. | 골질화가 심해 약재 가치가 낮고 회분 함량 기준에 영향을 주는 밑가지를 잘라낸 것은 고도의 목적을 가진 정돈 작업임. |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따르면 녹용은 아랫부분으로 갈수록 칼슘 등 무기질 성분이 굳어지는 골질화 현상이 나타나며,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약재로서의 가치를 잃고 '녹각'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효용성이 가장 낮은 부위인 밑가지를 정교하게 잘라낸 행위는 상품의 가치와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돈 작업이자 HS 해설서가 규정하는 '불필요한 부분의 제거'에 부합합니다.
법원은 수입 물품이 단순히 장기 보존을 위해 냉동되었다는 사실이 이미 물리적으로 완료된 밑가지 절단 작업(가공)의 성격을 무효로 만들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물품은 품목분류표상 상위 범위인 사슴뿔(제0507호)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적정한 수준의 가공을 거친 '가공처리된 녹용전지'로 인정받았습니다.
수입 실무자를 위한 승소 전략
이 사건을 통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태의 농축산물 및 한약재를 수입하는 실무자들이 세관의 갑작스러운 가산세 부과 처분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야 할 구체적인 승소 전략을 제시합니다.
국제 공인 HS 해설서의 가공 기준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십시오
세관 당국은 국내 규정이나 과세 편의적 관점으로 가공 여부를 좁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법상 품목분류는 국제협약에 기초하므로, 해당 품목 코드의 대분류 해설서에서 허용하고 있는 '단순 가공(줄로 쓸기, 세척, 불필요한 부위 제거 등)'의 문언적 범위를 꼼꼼히 확인하고 수입 시점부터 이를 논리적으로 반영해 두어야 합니다.
수출국 현지의 작업 공정서와 등급 명세서를 완벽히 구비하십시오
법원에서 A사가 승소할 수 있었던 중요 요인 중 하나는 뉴질랜드 수출국 현지에서 수입 물품의 밑가지를 의도적으로 잘라내어 정돈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품목 규격(예: 밑가지를 뜻하는 'Tyne'이 제거되었음을 뜻하는 'N' 표기 등)이 명세서상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래 계약서와 송장에 가공의 목적과 형태를 명확히 규정해 두는 것이 사후 세무조사 시 결정적인 방어막이 됩니다.
조기 품목분류 사전심사 제도를 활용해 리스크를 회피하십시오
세율 혜택이 큰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고자 할 때는 통관 전에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에 '품목분류 사전심사'를 신청하여 공식적인 회신을 받아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사전심사 결과에 맞춰 세액을 신고하면 사후에 거액의 가산세 폭탄을 맞을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시사점
이 판결은 한-뉴질랜드 FTA의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공처리된 녹용'의 범위를 합리적이고 넓게 확장해 줌으로써 수입 업계의 세금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세관이 화학적 가열이나 건조공정만을 좁게 가공으로 인정하려던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물품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물리적 정돈이나 일부 부위 절단 작업 역시 정당한 '가공처리'의 범위에 포함됨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무역 업계 실무자들은 자사가 수입하는 자연산 원물 제품에 가해진 단순 작업들이 세법상 가공처리에 해당할 여지가 없는지 다시 한 번 면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이 글은 개별 수입 물품의 물리적 상태와 거래 계약 내용 등 특수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내려진 사법부의 판단을 분석한 것입니다. 현실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개별 사건마다 계약의 세부 조항, 물품의 보존 상태, 통관 시의 증빙 자료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참고용 법리 이해 도구로만 활용해 주시고, 실제 세관과의 품목분류 분쟁이나 경정처분 위기에 직면한 경우에는 반드시 조세 및 관세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여 개별 맞춤형 승소 전략을 마련하셔야 합니다. 본 필자는 이 글의 내용을 신뢰하여 발생한 독자의 직접적·간접적 손해에 대하여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