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 포기서” 한 장이면 끝일까? — 압수물 환부(반환)를 둘러싼 대법원 ‘다이아몬드 사건’(94모51)
- 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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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 포기서” 한 장이면 끝일까? — 압수물 환부(반환)를 둘러싼 ‘다이아몬드 사건’(대법원 94모51)
1. 들어가며: 수출입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장면
관세·무역 현장에서는 물품이 “관세장물(밀수품) 의심” 등을 이유로 압수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더 난감한 순간은, 수사기관이 “소유권(권리) 포기서” 작성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포기서에 사인했으니 물건은 이제 국가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대법원은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포기서를 썼다고 해서 ‘형사절차상 환부(반환)를 요구할 권리’가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2. 사건 개요(다이아몬드 압수 → 기소중지 → 계속보관)
대법원 94모51 사건은, 외국산 물품(다이아몬드)이 관세법 위반(관세장물) 혐의로 압수되었으나, 수사 결과 누가 언제 관세를 포탈했는지 특정이 어려워 ‘기소중지’가 된 상황에서, 압수물을 계속 보관(사실상 반환 거부)한 처분이 적법한지 문제 된 사안입니다. 이 과정에서 피압수자가 수사기관에 소유권(권리) 포기 취지의 서류를 제출한 정황도 함께 쟁점이 되었습니다.
3. 쟁점 1: “소유권 포기서”를 써도, 환부청구권은 사라지는가?
(1) 대법원 다수의견의 핵심 결론
대법원은 다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압수물의 ‘환부(반환)’는 소유권을 확정해 주는 절차가 아니라, 압수를 풀어 압수 전 상태로 되돌리는 절차에 가깝다.
따라서 피압수자가 압수 후 실체법상(민사상) 소유권을 포기했더라도, 그것만으로 형사절차상 환부를 요구할 수 있는 지위(환부청구권)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수사기관이 “환부청구권도 포기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받더라도, 그로 인해 검사의 ‘필요적 환부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즉, 실무적으로는 “포기서”가 존재하더라도 ‘환부해야 할 사정’이면 원칙적으로 환부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방향입니다.
(2) 왜 이런 결론인가(현장형 해설)
대법원은 “포기서를 받으면 국고귀속과 같은 효과가 나서 편하다”는 식의 실무가 자리 잡으면,
법이 정해 둔 국고귀속 절차를 우회하게 되고,
압수물 환부를 필요적·의무적으로 규정한 취지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4. 쟁점 2: 관세장물 ‘혐의’로 압수했는데, 기소중지면 국고귀속(몰아가기) 가능한가?
대법원은 관세장물 관련 압수에서 매우 실무적인 기준을 반복해 왔습니다.
외국산 물품을 관세장물 혐의로 압수했더라도,언제·누구에 의해 관세포탈된 물건인지 알 수 없어 기소중지 처분을 했다면 그 압수물은 관세장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고귀속도 할 수 없고, 더 나아가 압수를 계속할 필요도 없다는 취지입니다.
수출입 담당자 입장에서는, “혐의”와 “단정”은 다릅니다. 단정할 수 없으면, 물건을 국가가 ‘가져가 버리는’ 결론(국고귀속)은 쉽게 나올 수 없고, 계속 들고 있을 명분도 약해진다는 메시지로 읽어야 합니다.
5. 관련 규정(실무자가 꼭 봐야 할 조문만, 쉬운 번역)
형사소송법 제133조: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으면, 사건이 끝나기 전이라도 환부(반환)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공소제기 전) 검사가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 등에 대해, 청구가 있으면 환부/가환부해야 하고, 거부하면 법원에 환부/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486조: 환부받을 사람의 소재불명 등으로 환부가 ‘불가능’할 때, 관보 공고 후 3개월 내 청구 없으면 국고귀속.
한편 검찰 내부 실무규정(검찰압수물사무규칙)에는 소유권 포기 확인·처리 규정이 있으나(예: 소유권 포기 확인/국고귀속 등), 대법원 94모51은 법률이 정한 엄격한 절차를 ‘포기서’로 우회하는 방식에 제동을 건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승소전략(기업·담당자 관점의 “이기기 위한” 구성)
아래는 실제 환부(반환)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주장 프레임입니다(사안별 조정 필요).
전략 1: “압수 계속 필요성”을 정면으로 무너뜨리기
핵심은 한 문장입니다. “관세장물로 단정할 수 없고(또는 증거가 이미 확보되어),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
기소중지 사유가 “관세포탈자/포탈시점 불명”이라면, 대법원 기준을 그대로 인용할 수 있습니다.
물품이 증거로서 필요한지(사진, 감정, 목록화 등으로 대체 가능한지)를 구체화하면 설득력이 커집니다(가환부 논리 연결).
전략 2: “포기서 = 환부 포기”라는 프레임을 끊어내기
상대가 “포기서 썼잖아요”라고 나오면, 맞대응 포인트는 다음입니다.
포기서가 있더라도 환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환부는 소유권 확정이 아니라 절차상 원상회복일 뿐이므로, 소유권 포기와 환부 문제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
실무적으로는, 포기서의 진정성(강요·기망 등) 다툼까지 가지 않더라도, 94모51의 다수의견 논리만으로도 “환부 절차는 열려 있다”는 공격이 가능합니다.
전략 3: “국고귀속”을 주장하면, 절차 적법성을 먼저 점검하기
국가가 물건을 국고에 귀속시키려면, 적어도 ‘환부가 불가능한 경우’의 공고 절차 등 법정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단순히 “포기서가 있으니 국고귀속”이라는 식이면, 94모51 취지에 비추어 다툼 여지가 커집니다.
전략 4: 절차(루트)를 명확히 선택하기
공소제기 전이라면: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에 따른 환부/가환부 청구 및 법원 결정 청구를 검토합니다.
수사기관 처분에 불복하는 전형적 루트로는 준항고가 활용됩니다.
(구체 사건에서는 관할, 시기, 방식이 갈리므로 사건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7. 수출입 담당자를 위한 실무 체크리스트
압수 직후: 압수목록/영치증/사건번호 확보(나중에 환부 절차의 “열쇠”가 됩니다).
“포기서” 요구 시: 서두르지 말고, 문구(소유권 포기인지, 환부청구권 포기인지)를 구분해 검토. (대법원은 최소한 ‘환부청구권 포기’ 효력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기소중지/불기소로 굳어지면: “계속보관”에 익숙해지지 말고 환부 청구를 적극 검토. (기소중지라도 압수 계속 필요성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국고귀속을 말하면: 관보 공고 등 제486조 절차가 실제로 진행됐는지부터 확인.
8. 시사점
수사 편의(보관 부담, 처분 곤란)를 이유로 “포기서로 정리”하려는 관행은, 법률이 예정한 절차(환부·국고귀속)를 흔들 수 있어 위험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압수는 “형사사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재고·현금흐름·납기와 직결되는 “경영 사건”입니다. 94모51은 적어도 ‘포기서 한 번’으로 게임이 끝나지 않도록 길을 열어 둔 판례로 활용 가치가 큽니다.
관세장물 혐의 사건에서 “단정 불가(기소중지 등)” 상황이라면, 환부 논리를 강하게 세울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