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발효 대두의 관세 품목분류 분쟁과 메주 인정 기준에 관한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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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발효 대두의 관세 품목분류 분쟁과 메주 인정 기준에 관한 심층 분석 (수원지방법원 2023구합70610, 수원고등법원 2024누13886)
들어가며..
이 글은 실제 판례의 내용을 바탕으로, 관세법상 품목분류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법률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일반 의뢰인이나 기업의 실무자분들께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변호사의 관점에서 내용을 풀어서 정리하였습니다. 본 보고서에서 다루는 내용은 특정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분석한 것이며, 이후의 입법을 통해 관련 법령이 변경되거나 대법원 등의 판단에 의해 판례의 법리가 변경될 경우에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법리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 용도로만 활용하여 주시고, 구체적인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1. 관세 품목분류 분쟁의 배경과 경제적 파급효과
무역을 통해 물품을 수입할 때, 해당 물품이 어떤 '품목번호(HS Code)'로 분류되느지는 기업의 손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품목분류에 따라 적용되는 관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수입한 '발효 대두'를 우리 전통 식재료인 '메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조제 식물'로 보아야 하는지를 두고 발생한 전형적인 품목분류 분쟁 사례입니다.
1.1 사건의 개요 및 당사자 관계
농산물 유통과 가공을 주업으로 하는 A 주식회사는 2022년 봄부터 가을까지 중국으로부터 된장의 원료로 사용될 '발효 대두'를 수입하였습니다. A 회사는 이 물품이 된장을 담그는 데 필수적인 재료이므로 관세율표상 '메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관세율 8%가 적용되는 품목번호로 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세당국인 세관은 이 물품이 일반적인 메주의 형상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관세율 45%가 적용되는 '기타 조제 식용 식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였습니다.
구분 | A 주식회사(원고)의 주장 | 평택세관(피고)의 주장 |
적용 품목번호 | HSK 제2103.90-9040호 (메주) | HSK 제2008.19-9000호 (기타 조제 식물) |
적용 관세율 | 8% | 45% |
판단 근거 | 된장 제조용 원료로서의 기능과 성분 | 외형(낟알 형태) 및 미생물(고초균) 종류 |
1.2 분쟁의 규모와 세액 상세
이 사건에서 다루어진 세액은 총 31건의 수입신고분에 대하여 합산된 금액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A 회사가 세관의 거부처분에 불복하여 경정청구를 제기한 상세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입 시기 (가상) | 경정청구 세액 합계 (관세, 부가세, 가산세 포함) | 진행 단계 |
2022년 4월 ~ 2022년 11월 | 약 250,000,000원 | 1심-2심 승소, 3심 상고기각 |
이처럼 8%와 45%라는 관세율의 격차는 수입 원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소비자 가격이나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됩니다. 따라서 법원이 '메주'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이 사건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관세법상 품목분류의 법리와 해석 원칙
품목분류는 단순히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관세법과 국제적인 협약에 따른 엄격한 기준이 존재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적용한 품목분류의 대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2.1 관세율표 해석에 관한 통칙 (GRI)
관세법 제50조 별표에 규정된 '통칙'은 품목분류의 헌법과도 같습니다. 통칙 제1호에 따르면, 품목분류는 일차적으로 '각 호의 용어'와 관련 '부(部)나 류(類)의 주(註)'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사건 물품이 속할 가능성이 있는 제21류(각종 조제 식료품)와 제20류(채소·과실의 조제품)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법적 판단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2 물품의 객관적 성질과 기능적 속성
품목분류는 수입 신고 당시 물품이 가진 객관적인 특성과 기능을 기준으로 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납세자의 주관적인 의도나 수입 후의 우연한 사용 용도는 중요하지 않으나, 해당 물품이 특정한 용도에 맞게 과학적으로 제조되었고 그 성분이 그 용도에만 적합하다면 이는 물품의 '객관적 용도'로서 분류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2.3 법령 용어의 해석 방법
'메주'라는 단어는 관세법령에 그 구체적인 정의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경우 국어사전의 정의나 사회 통념상 받아들여지는 의미를 따르되, 현대의 식품 제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개념의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즉, 수백 년 전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메주'라고 불릴 수 있는 과학적·기능적 본질을 갖추었는지를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3. 쟁점 물품의 제조 공정 및 과학적 특성 분석
이 사건의 발효 대두가 과연 메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 제조 과정과 성분을 정밀하게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증거와 사실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제조 공정을 다음과 같이 확정하였습니다.
3.1 6단계의 현대적 발효 공정
단계 | 공정 내용 | 법적 시사점 |
1. 침지 | 대두를 20℃ 물에 4시간 담금 | 원료의 가공 준비 단계 |
2. 증자 | 125℃ 고온, 0.1MPa 고압에서 20~25분간 찜 | 단백질 변성 및 미생물 서식 환경 조성 |
3. 냉각 | 찐 대두를 50℃로 식힘 | 균 접종을 위한 온도 조절 |
4. 접종 | 고초균(Bacillus subtilis)을 접종하여 혼합 | 발효의 핵심 균주 투입 |
5. 발효 | 40~45℃에서 24시간 동안 순환풍과 증기 공급 | 메주의 본질인 미생물 분해 과정 |
6. 건조 | 60℃ 열풍으로 15~20시간 건조 | 장기간 보관 및 유통을 위한 처리 |
3.2 화학적 성분과 품질 기준의 부합성
이 사건 물품은 낟알 모양을 유지하면서도 갈색을 띠고 특유의 발효취를 풍겼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이 물품의 영양 성분이 국가가 제정한 메주의 표준 규격에 부합하는지에 주목하였습니다.
성분 항목 | 이 사건 물품의 분석치 | 국가표준(KS H 2502) 및 규격 |
수분 함량 | 약 7% | 10% 이하 (합격) |
조단백질 | 약 36.8% ~ 43.5% | 35% 이상 (합격) |
조지방 | 약 15.5% | 15% 이상 (합격) |
아미노산성 질소 | 120mg/100g | 110mg 이상 (합격) |
이와 같은 데이터는 이 물품이 단순한 콩 조제품이 아니라, 된장을 만들기 위해 고도로 관리된 '메주'의 성질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4. 핵심 쟁점 1: '덩어리' 형태가 메주의 필수 요건인가?
세관 측은 전통적인 메주가 콩을 찧어서 큼직한 덩어리(방형 또는 구형)로 만든 것임을 강조하며, 콩알 형태의 이 사건 물품은 메주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품목분류의 현대적 해석을 잘 보여줍니다.
4.1 형태보다 기능의 우선
재판부는 메주가 과거에 덩어리 모양을 가졌던 이유는 자연 건조와 발효를 위해 새끼줄로 매달아 두어야 했던 전통적인 환경 때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의 기계식 발효와 건조 시설에서는 굳이 덩어리로 만들지 않아도 동일한 발효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메주의 본질은 '된장 등의 원료가 되는 기능'에 있는 것이지, 그 겉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4.2 일반인의 인식과 언어의 확장성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콩을 재료로 하여 발효시키고 건조한 뒤 된장을 만드는 데 쓰이는 물건이라면, 그것이 낟알 모양이라고 해서 '이것은 메주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입니다. 식품공전에서도 이미 제조 방식의 발전을 수용하여 '개량메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였습니다.
5. 핵심 쟁점 2: 청국장, 템페, 낫또와의 구별 기준
세관은 이 사건 물품이 고초균으로 발효된 낟알 형태이므로 '청국장'이나 인도네시아의 '템페', 일본의 '낫또'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국제적으로 제2008호(조제 식물)로 분류되는 관행을 따라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5.1 청국장과의 차이: 직접 섭취 여부
법원은 메주와 청국장을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 자체로 먹는 물건인가'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청국장은 끓여 먹거나 환, 가루 형태로 직접 섭취하는 조리 식품의 성격이 강하지만, 메주는 장을 담그기 위한 '중간 원료'입니다. 이 사건 물품은 건조 상태와 성분 면에서 직접 먹기보다는 된장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원료로서의 속성이 명확했습니다.
5.2 국제 사례(템페·낫또)와의 비교 거부
항소심 재판부는 세관이 제시한 세계관세기구(WCO)의 템페 분류 결정이나 일본의 낫또 분류 사례가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템페(Tempeh): 템페는 껍질을 벗긴 콩을 곰팡이로 발효시켜 만든 '백색 케이크' 형태의 음식으로, 주로 튀기거나 구워서 직접 섭취하는 식품입니다.
낫또(Natto): 낫또 역시 소매용 포장으로 유통되어 즉시 식용으로 사용되며, 이 사건 물품처럼 낮은 수분 함량과 특정 아미노산 수치를 요구하는 메주의 품질 기준을 따르지 않습니다.
결국, 이 사건 물품은 오직 '된장 제조'라는 특정한 산업적 목적을 위해 생산된 원료이므로, 일반적인 조제 식품들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6. 핵심 쟁점 3: 식품공전 기준의 관세법 적용 문제
세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시한 '식품공전'상 정의에 따라 이 물품이 청국장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6.1 법령 체계의 상이성
재판부는 식품공전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위생 관리를 위해 제정된 기준인 반면, 관세법의 품목분류는 수출입 물품에 대한 세액 결정과 통계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위생 기준상 어떤 식품군에 속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관세법상의 품목번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6.2 기준의 종합적 고려
메주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식품공전뿐만 아니라 '전통식품 표준규격', '국가표준(KS)' 등 관계 법령이 정한 다양한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 물품은 식품공전의 모호한 정의보다는, 메주의 영양 성분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한 KS 표준 등에 훨씬 더 잘 들어맞았습니다.
7. 법원의 최종 판결과 취소 사유
수원지방법원과 수원고등법원은 공통적으로 세관의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물품을 HSK 제2103.90-9040호의 '메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메주에 대해 8%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이유는, 장류가 우리 국민의 식생활과 밀접한 필수 식재료이므로 최종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공익적 고려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된장 제조 원료로 쓰이는 물품에 대해 45%라는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이러한 입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취지입니다.
8. 승소 전략: 품목분류 분쟁에서 이기는 법
이 판례를 통해 본 우리 기업들의 승소 전략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8.1 과학적 데이터의 사전 확보
단순히 "우리 물품은 메주입니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분, 단백질, 지방, 아미노산성 질소 등 국가 표준이 요구하는 수치를 공인기관을 통해 분석받고, 이를 근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분석된 수치가 KS 표준과 일치했다는 점이 승소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8.2 물품의 '일방향적 용도' 증명
물품이 수입된 후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A 회사는 수입 물품을 장류 전문 제조사인 B 주식회사에 전량 납품하여 실제 '된장'으로 생산했다는 실적을 입증했습니다. 물품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능성 중 오직 '메주'로서의 용도에만 충실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입니다.
8.3 제조 공정의 상세한 설명과 기술적 타당성
해외 제조사로부터 상세한 공정도를 확보하여, 각 단계가 발효와 건조라는 메주의 본질적 가공 과정임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고초균 접종이나 특정 온도에서의 발효 과정 등 전문적인 내용을 재판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식품공학적 근거를 덧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9. 기업 실무자를 위한 시사점 및 대응 방안
이번 판결은 식품 수입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품목분류는 단순히 세관의 관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법리적 대응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영역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품목분류 사전심사 제도 활용: 수입 전에 관세평가분류원에 품목분류를 미리 물어보는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다만, 분류원이 기업에 불리한 판정을 내리더라도 이번 판례처럼 법원에서 다툴 여지가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고율 관세 품목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콩, 참깨 등 농산물 조제품은 세율 차이가 극심하므로, 수입하는 물품의 가공 정도와 성분이 어느 기준선에 걸쳐 있는지 항상 점검해야 합니다.
관세 경정청구 기간 엄수: 세관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법정 기한 내에 경정청구와 심판청구 등 불복 절차를 밟아야 소중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10. 결론 및 향후 전망
이 사건은 '메주'라는 전통적인 용어를 현대적인 기술적 맥락에서 재해석하여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해 준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법원은 형태(덩어리)라는 고정관념보다 기능(장류 원료)과 성질(발효 수치)이라는 실질적 본질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맺음말 및 책임제한
이 글은 실제 판례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정보 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개별적인 법률 상담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동일한 사실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귀하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세 분쟁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이므로, 반드시 변호사 또는 관세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여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행한 어떠한 법적 행위에 대해서도 작성자는 책임을 지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