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킨 해외 직구, 나도 모르게 밀수범 될 수 있다? - 구매대행 이용 시 '진짜' 수입자는 누구일까"
- barristers0
- 2025년 12월 30일
- 5분 분량

믿고 맡긴 구매대행업체의 '밀수입', 화주인 제가 처벌받나요?
"관세 포함해서 돈 줬는데 밀수라니요!" 억울한 사장님을 위한 변호사의 승소 분석
"사장님, 이거 세관 신고 없이 그냥 들어오면 더 싸게 해드릴게요."혹시 구매대행업체로부터 이런 은밀한 제안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나는 정당하게 비용을 다 지불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물건이 '밀수품'이 되어 한국에 들어와 본 적은 없으신가요?
오늘은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해 판매하시는 많은 사장님들이 겪을 수 있는, 아주 아찔한 상황에 대한 판례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나는 그냥 구매대행업체에 맡겼을 뿐인데,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다면, 오늘 글을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내가 시킨 해외 직구, 나도 모르게 밀수범 될 수 있다? - 구매대행 이용 시 '진짜' 수입자는 누구일까"
해외 구매대행으로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들여오고 계신가요? 편리하고 비용도 아낄 수 있어 많이들 이용하시지만, 바로 그 과정에 예상치 못한 법적 함정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시키기만 했을 뿐인데..."라는 안일한 생각이 자칫 '밀수'라는 무서운 범죄의 주범으로 만들 수도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당신의 비즈니스를 법적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방법을 확인해 보세요.
개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건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중국에서 구매대행으로 물품을 수입하다가 밀수 및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유죄가 인정되었지만, 대법원에서 ‘밀수’ 혐의에 대해 "책임자를 다시 따져보라"며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이 판결은 구매대행 이용 시 통관 신고의 최종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사자
피고인: A씨 (문신용품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사건의 경위
2014년 ~ 2018년: A씨는 문신용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중국의 구매대행업체 K를 통해 수시로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밀수입: 2014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시가 약 8,700만 원에 달하는 문신용품을 수입하면서 세관에 정식으로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무허가 의료기기 수입: 2017년 6월부터 2018년 7월까지, A씨는 '재사용 가능한 천자침(1등급 의료기기)'에 대한 수입 허가만 있었음에도, 실제로는 멸균 처리된 '일회용 천자침(2등급 의료기기)'을 대량으로 수입했습니다.
적발 및 기소: 이러한 사실이 세관에 적발되자, 검찰은 A씨를 관세법 위반(밀수) 및 의료기기법 위반(무허가 의료기기 수입)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쟁점정리
쟁점 1: 밀수 혐의 (관세법 위반)
A씨 (피고인) 주장: "저는 구매대행업체 K에 물품 구매와 배송을 의뢰하고 비용을 지불했을 뿐입니다. 복잡한 통관 절차는 모두 대행업체가 처리했으며, 저는 밀수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검찰 주장: "수입된 물품의 실질적인 주인(수입화주)은 A씨입니다. 따라서 세관 신고 의무도 당연히 A씨에게 있으며, 신고 없이 물품을 들여온 이상 밀수죄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쟁점 2: 허가와 다른 의료기기 수입 혐의 (의료기기법 위반)
A씨 (피고인) 주장: "저는 허가받은 '재사용 가능 천자침'을 주문했습니다. 실제 도착한 제품에 '일회용' 표시가 있었던 것은 단순한 업무상 실수일 뿐, 의도적으로 다른 제품을 수입한 것이 아닙니다."
검찰 주장: "수입된 제품의 포장에는 '멸균(Sterilized)' 및 '일회용(Disposable)' 표시가 명확히 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허가받은 1등급 의료기기가 아닌, 별도의 허가가 필요한 2등급 의료기기이므로 명백한 법 위반입니다."
법원의 판단
1심 및 2심 법원의 판단 (의정부지방법원 2021노1180 판결 등):
"A씨 유죄."
1심과 2심 법원은 두 쟁점 모두에 대해 A씨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특히 밀수 혐의에 대해, 법원은 A씨가 물품의 최종 소유자, 즉 '수입화주'이므로 통관 신고의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구매대행업체를 이용했더라도 그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했습니다.
3심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3도1907 판결):
"밀수 혐의는 다시 판단하라."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을 일부 뒤집었습니다.
의료기기법 위반:
이 부분은 유죄가 맞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수입된 물건이 허가받은 것과 다른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관세법 위반(밀수):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밀수죄의 처벌 대상은 단순히 '물건의 주인(수입화주)'이 아니라, '통관 절차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서 밀수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지배한 자'라고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3도1907 판결).
따라서, A씨가 구매대행업체에 모든 것을 맡겼다면,
▲두 사람 사이의 계약 내용은 어땠는지,
▲A씨가 지불한 비용에 관세가 포함되었는지,
▲통관 과정을 실제로 통제하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은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이를 ‘파기환송’이라고 하며,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명령과 같습니다).
원문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관세법 제241조 제1항은 “
물품을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세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69조 제2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고 한다)는
'제241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행위주체를
'세관장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로 정하고 있을 뿐,
수입화주나 납세의무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사건 처벌조항의 주된 취지는
수입 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절차의 이행을 확보하는 데에 있고
관세수입의 확보는 부수적인 목적에 불과하므로(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6484 판결,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9도11489 판결 등 참조),
그 처벌대상은 '통관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입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처벌조항의 문언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벌조항 중 '세관장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물품을 수입한 자'는
미신고 물품의 수입화주나 납세의무자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통관절차에 관여하면서 그 과정에서 밀수입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 등을 주도적으로 지배하여 실질적으로 수입행위를 한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때 실질적인 수입행위자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물품의 수입 경위,
실제 수입 내지 통관 절차나 과정에 지배 또는 관여한 방법과 그 정도,
관세의 납부 방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응 전략: "나도 모르는 밀수범"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대법원 판결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구매대행을 이용할 때,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체크해야 합니다.
계약서와 견적서에 '관세'를 명시하세요.
가장 중요합니다. 구매대행업체와 거래 시, "모든 비용 포함"과 같은 애매한 견적은 피해야 합니다. "물품 가격 + 국제 배송비 + 대행 수수료 + 관세 및 부가세" 와 같이 각 항목이 명확히 구분된 견적서를 받으세요. 특히 '관세' 항목을 통해 통관 신고와 납부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통관 업무의 책임 소재를 문서로 남기세요.
계약서나 약관에 "통관 신고 및 관세 납부의 책임은 구매대행업체에 있다"는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만약 이 의무가 이용자에게 있다면, 어떤 절차를 통해 신고가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인 안내를 요구하고 증거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이미 문제가 발생했다면 '실질적 지배자'가 아님을 증명하세요.
만약 A씨처럼 세관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나는 돈을 보내고 물건을 받기만 했을 뿐, 통관이라는 전문적인 절차는 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모두 위임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계약서, 이메일, 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하여, 나는 밀수 행위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사람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사점
이 판결은 구매대행 이용자들에게 '편리함' 뒤에 숨겨진 '책임'의 무게를 명확히 일깨워 줍니다.
해외 구매대행은 단순한 '심부름'이 아니라, '수입 통관'이라는 복잡한 법률 행위를 위임하는 계약입니다.
대법원은 형식적인 명의자가 아닌, 누가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고 전 과정을 통제했는지를 기준으로 법적 책임을 판단합니다.
따라서 "나는 몰랐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나는 전문가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위임했으며, 그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변호사 상담이 꼭 필요한 순간
세관으로부터 과세 통지나 조사 개시 통보를 받았을 때
해외 수입 물품과 관련하여 경찰이나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이용 중인 구매대행업체와 통관 책임 문제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업상 정기적, 대규모로 구매대행을 이용하기 전, 계약서의 법률 리스크를 미리 점검하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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