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contents_bg_edited.jpg

Contents

배리스터에서 발행한 컨텐츠를 아래에서

​읽고 다운로드 및 인쇄를 하실 수 있습니다.

[관세/판례] 이름만 빌려줬는데, 6천만 원 세금 폭탄이? (명의대여와 납세의무)



이름만 빌려줬는데, 6천만 원 세금 폭탄이? (명의대여와 납세의무)

안녕하세요. 변호사 겸 관세사 조길현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지인에게 이런 부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내가 이번에 물건을 좀 수입하려는데, 사업자 명의 좀 빌려줄 수 있어? 세금이랑 뒤처리는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별일 아니겠지 싶어 이름을 빌려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세관에서 수천만 원의 관세를 내라는 고지서가 내 이름으로 날아온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실제 있었던 '미국산 오렌지 수입 사건'을 통해, 관세법상 '누가 진짜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납세의무자)인가'에 대한 대법원의 확고한 기준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사건의 발단: "오렌지는 내가 팔게, 명의는 네가 빌려줘"

사건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B씨(실제 사장님): 미국에서 오렌지를 수입해서 팔고 싶습니다. 하지만 본인 명의를 쓰기 곤란했는지, 지인 A씨의 명의를 빌려 무역업체 등록을 합니다.

  • A씨(명의 대여자): 이름만 빌려줬을 뿐, 오렌지 수입 계약, 대금 결제, 국내 판매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터집니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이 수입한 오렌지의 가격이 실제보다 낮게 신고(저가신고)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세관은 부족한 관세 약 6,500만 원을 수입신고서에 '수입자'로 적힌 A씨에게 부과합니다.


A씨는 억울합니다.

"나는 이름만 빌려줬고, 오렌지 구경도 못 했어요! 진짜 주인은 B인데 왜 나한테 세금을 내라고 합니까?"


반면 세관은 원칙을 내세웁니다.

"수입신고서에 당신 도장이 찍혀 있잖습니까. 명의를 빌려준 이상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합니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요?



2. 법원의 판단: "서류상 주인이 아니라, '진짜 주인'을 찾아라"

이 사건은 1심(부산지법)부터 2심(부산고법), 그리고 대법원까지 치열하게 다퉜지만, 법원의 결론은 일관되게 A씨(명의 대여자)의 승리였습니다.


법원이 주목한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입니다.


⚖️ 대법원의 판결 요지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두8442)

대법원은 관세법상 납세의무자인 '물품을 수입한 화주(貨主)'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관세법상 '화주'란 수입신고서상의 명의자가 아니라, 수입 물품을 실제로 지배하고 관리하며 그 이익을 향유하는 '실제 소유자'를 말한다."

즉, 서류에 누구 이름이 적혀있느냐보다 "누가 이 판을 짰고, 누가 돈을 벌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3. 체크리스트: '진짜 주인'을 가려내는 6가지 기준


그렇다면, 단순히 "나는 이름만 빌려줬어요"라고 우기면 세금을 안 내도 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실제 소유자'를 가려내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6가지 체크리스트를 제시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한번 체크해 보세요. 내가 이 거래의 '화주'일까요?


  1. 교섭의 주체:

    수출자(해외 판매자)와 누가 연락하고 계약을 주도했는가?


  2. 신용장 개설:

    은행에 가서 L/C(신용장)를 누가 텄는가?


  3. 대금 결제:

    물건값은 누구 주머니(계좌)에서 나갔는가?


  4. 수입 절차 관여:

    통관 업무를 누구의 지시로 처리했는가?


  5. 국내 처분:

    수입된 물건을 누가 팔고 유통했는가?


  6. 이익의 귀속:

    장사해서 남은 돈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갔는가?


이 사건에서 A씨는 위 6가지 과정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었습니다. 계약도, 결제도, 판매도 모두 B씨가 했고 돈도 B씨가 벌었기 때문에, 세관이 A씨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확정된 것입니다.



4. 변호사 조길현의 '전문가 코멘트'

이 판결은 관세 행정에서 '형식(명의)'보다 '실질(행위)'이 우선한다는 대원칙을 확인해 준 매우 중요한 사례입니다.


억울한 명의 대여자가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고마운 판례이기도 하죠.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그럼 명의 좀 빌려줘도 관세 걱정은 없겠네요?" 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1. 입증의 책임:

    세금 소송에서 "나는 명의만 빌려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렵습니다.

    위 6가지 요건을 서류로 꼼꼼히 증명하지 못하면, 결국 명의자가 세금을 다 뒤집어쓸 수 있습니다.


  2. 형사 처벌의 위험:

    관세(세금)는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명의를 빌려준 행위 자체는 관세법 위반(밀수입죄 공범 등)이나 대외무역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명의 대여는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이미 일이 벌어졌고 억울하게 거액의 관세를 부과받았다면, 포기하지 말고 관세와 법률 양쪽의 전문성을 갖춘 조력을 받아 '실질 귀속자'를 밝혀내야 합니다.

FIRE.png
barristers.png

조길현 변호사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2024 ⓒ 배리스터 | 변호사 조길현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All Rights Reserved. Site designer MH.

#서초동법률사무소 #서초동관세전문가

배리스터  | 변호사 조길현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이메일 : barrister@barrister.kr

TEL : 010-7686-8894 (사무실 ㅣ 문자, 카톡 가능)

FTX : 031-316-7774

​경기 시흥시 능곡번영길 24 두성타워 4층, 402,403호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