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변제 시 멸실 건물 취득가액의 필요경비 산입과 양도시기 확정에 관한 법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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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변제 시 멸실 건물 취득가액의 필요경비 산입과 양도시기 확정에 관한 법리 분석: 전주지방법원 2025구단1071 판결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고 나대지 상태로 넘겨주는 것은 실무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형태입니다. 특히 매수인이 해당 부지에 새로운 건축물을 올리려는 목적이 있을 때, 매도인은 매수인의 편의를 위해 기존 건물을 멸실시켜 주기로 약정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매매 계약이 채무 불이행이나 자금 사정으로 인해 '대물변제'라는 특수한 법적 형태로 전환될 경우, 양도소득세의 계산은 매우 복잡한 국면에 접어듭니다. 이 글에서는 전주지방법원 2025구단1071 판결을 바탕으로, 이미 사라진 건물의 값을 토지 양도 시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대물변제 시 세금을 매기는 기준 시점은 언제인지에 대해 변호사의 시각에서 상세히 분석하고자 합니다.
들어가며: 실질과 형식 사이의 세법적 갈등
세법의 대원칙 중 하나는 '실질과세의 원칙'입니다. 이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그 경제적 실질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행정의 효율성과 명확성을 위해 등기부등본이나 공부상 기록과 같은 '형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동산을 양도할 당시에 건물이 이미 멸실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면, 과세관청의 입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자산의 취득가액'을 비용으로 빼줄 수 없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본 판결은 이러한 실질과 형식의 충돌 지점에서 납세자의 손을 들어준 중요한 사례입니다. 특히 대물변제라는 요물계약의 특성과, 토지 이용의 편의를 위한 건물 철거라는 대법원의 기존 법리를 어떻게 조화시켰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부동산 실무자와 일반 개인들에게 매우 귀중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체계적 쟁점 정리
본 사건의 핵심적인 법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각 쟁점은 양도소득세의 부과 시기(제척기간)와 세액의 크기(필요경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쟁점 번호 | 주요 법적 쟁점 | 관련 법리 및 핵심 내용 |
1 | 대물변제 시 양도 시기의 확정 | 대물변제 계약일, 대금 청산일, 소유권이전등기일 중 어느 날을 양도일로 볼 것인가 |
2 | 멸실 건물 취득가액의 필요경비 인정 | 양도 시점에 멸실된 건물의 신축 비용을 토지 양도차익 계산 시 비용으로 인정할 수 있는 요건 |
3 | 계약의 연속성과 대금의 성격 | 최초 매매계약 대금이 대물변제 계약으로 이어질 때, 건물 보상액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
4 | 과세당국의 부과제척기간 도과 여부 | 양도 시기 판정에 따라 과세당국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기간이 지났는지 여부 |
사실관계의 재구성과 사건의 흐름
본 사건의 주인공인 원고 A는 전북 소재의 토지를 개발하여 자산 가치를 높이려던 개인 사업자였습니다. 사건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토지의 취득과 건물의 신축 (2010년 ~ 2011년)
원고 A는 2010년 9월 6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전주시 B동 소재의 토지 4필지(병합 전 C, D, E, F) 총 2,220㎡를 네 차례에 걸쳐 분할 매수하였습니다. 전체 토지 매입 대금은 약 10억 4,3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원고는 이 토지들을 하나로 묶어 활용하기 위해 그 위에 지상 2층 규모의 철골조 근린생활시설 건물을 올렸습니다. 1층은 소매점, 2층은 사무소 용도였습니다. 건물 신축에는 약 2억 9,000만 원의 건설비가 소요되었으며, 2011년 5월 16일 원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완료되었습니다.
매매계약과 철거 특약 (2016년)
약 5년 동안 원고는 이 건물에서 임대업을 영위하며 자산을 관리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10월 5일, 유한회사 G(이하 '이 사건 회사')와 이 부동산을 총 17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에는 매우 중요한 특약사항이 담겨 있었습니다. 매수인인 이 사건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위해 기존 건물을 원치 않았기에, 원고가 건물을 철거하고 '나대지(건물이 없는 땅)' 상태로 인도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건물의 멸실과 권리관계의 복잡화 (2017년)
원고는 계약 조건에 따라 2017년 3월 27일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멸실 신고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토지에는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가 들어오고 신탁등기가 경료되는 등 소유권 이전에 장애가 생겼습니다. 이 사건 회사는 이미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매매대금 17억 원을 원고에게 모두 지급한 상태였으나, 부동산의 온전한 소유권은 넘겨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물변제의 성립 (2018년)
결국 양측은 2018년 3월 22일, 기존에 존재하던 17억 원의 채무(이미 받은 매매대금의 반환 채무 등)를 변제하는 것에 갈음하여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대물변제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같은 날, 이 사건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습니다. 법적으로는 이 시점이 부동산의 최종적인 양도 시점이 된 것입니다.
과세처분과 소송의 발단 (2023년 ~ 2024년)
원고는 2018년 5월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양도가액 17억 원에서 토지 취득비용뿐만 아니라 철거된 건물의 취득가액 약 2억 9,935만 원을 필요경비로 공제했습니다. 그러나 남원세무서는 5년이 지난 2023년 11월, 과세예고 통지를 보냈습니다. "2018년 양도 당시 건물은 이미 없었으므로, 건물의 취득가액은 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따라 약 2억원의 양도소득세가 추가로 부과되었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법적 쟁점 분석 및 판례 법리 검토
1. 대물변제 시 부동산의 양도 시기와 제척기간
대물변제는 일반적인 매매와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우리 법원은 대물변제를 '요물계약'으로 봅니다. 즉, 단순히 약속만 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물건을 넘겨주어야 계약이 성립한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어야만 비로소 대물변제가 성립하고 기존 채무가 소멸합니다. 대법원 91누8432 판결에 따르면, '대물변제는 본래의 채무에 갈음하여 다른 급부를 현실적으로 하는 때에 성립하는 요물계약으로서 다른 급부가 부동산의 소유권이전일 때에는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하여야만 대물변제가 성립되어 기존채무가 소멸하는 것이므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때에 부동산이 양도되고 그 대가의 지급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물변제의 약정일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날'을 양도 시기 및 대금 청산일로 보아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는 2016년 매매계약 당시에 이미 돈을 다 받았으므로 그때가 양도일이며, 따라서 2023년의 과세는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018년 등기 시점이 양도일이므로 과세 관청의 부과는 시간상으로 적법했다는 판단입니다.
2. 멸실 건물의 필요경비 인정 여부
이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입니다. 대법원 92누7399 판결은 "토지와 건물을 함께 취득했다가 토지만을 이용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만 양도하는 경우, 당초부터 철거 목적이 명백했다면 ''건물의 취득가액''과 ''철거비용''을 토지의 ''필요경비로 산입''할 수 있다"는 법리를 세운 바 있습니다.
이 법리가 본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승패를 갈랐습니다. 과세관청은 "이 건물의 신축은 2011년이고 양도는 2018년이므로, 당초부터 철거 목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건물의 가액을 비용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금 산정의 실질: 17억 원이라는 매매대금에는 토지 가격뿐만 아니라 원고가 들인 건물 신축 비용과 그 가치에 대한 보상액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용 편의를 위한 철거: 건물의 멸실은 매수인의 사업 목적(신축 공사)을 위해 원고가 계약상 의무로 수행한 것이었습니다. 즉, 건물의 가치가 토지의 양도 대가에 녹아든 셈입니다.
계약의 동일성: 2016년 매매계약과 2018년 대물변제 계약은 경제적으로 같은 맥락에 있으며, 17억 원이라는 가액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양도소득세 필요경비 산정의 수학적 모델링
양도소득세의 핵심은 "양도차익(G)"을 줄이는 것입니다. 양도차익은 "양도가액(A)에서 취득가액(P)과 기타 필요경비(E)를 뺀" 금액입니다.
G = A - (P + E)
본 사건에서 쟁점이 된 "건물의 취득가액"을 'P_{b}', 토지의 취득가액을 'P_{l}'이라고 할 때, 과세관청은 건물을 무시하고 G = A - P_{l}$로 계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건물의 가액과 철거 비용까지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G = A - (P_{l} + P_{b} + E)
이 계산식에 따라 원고는 약 3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받아, 세액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승소 전략: 일반 개인과 기업실무자를 위한 가이드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실무적 승소 전략은 명확합니다. 세금은 '증거의 싸움'입니다.
1. 계약서 특약사항의 구체화
단순히 "건물을 철거한다"는 문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매수인의 어떤 사업 목적을 위해, 매수인의 요청에 의해 철거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또한, 전체 매매대금 중에서 건물의 가액으로 평가된 부분이 얼마인지를 별도로 기재해 두는 것이 향후 입증에 매우 유리합니다.
2. 증인 및 주변 정황 자료 확보
본 사건에서도 매수인 측 대표자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가 건물을 부수라고 했고, 그 건물 값까지 쳐서 17억 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라는 증언은 서류상의 공백을 메워주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또한, 철거 전 건물의 사진, 임대차 내역, 철거 공사 계약서 등을 꼼꼼히 챙겨두어야 합니다.
3. 대물변제 시 채무 정산서 작성
매매에서 대물변제로 전환될 때는 반드시 '기존 채무의 내용'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기존에 건물을 포함하여 17억 원에 사고팔기로 했던 그 채무를 갚기 위해 이 땅을 넘긴다"는 내용이 대물변제 계약서에 포함되어야, 건물이 없어진 뒤에도 그 가액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4. 2025-2026년 세법 개정 방향 참고
최근 세법은 토지와 건물을 일괄 취득한 후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에 대한 안분계산 예외 규정을 신설하는 등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토지의 이용 편의'라는 주관적 요건은 사실판단의 영역이므로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시사점 및 전문적 견해
이번 판결은 과세관청의 기계적인 법 적용에 경종을 울린 사례입니다. 양도 시점에 건물이 없다는 '현상'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이 왜 없어졌는지, 그리고 그 가치가 양도대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본질'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무 실무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부동산 개발 부지의 매매는 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멸실하는 순간 취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의 기준이 모두 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5년부터 적용되는 인구감소 지역 주택 특례나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과세 특례 등과 맞물릴 경우, 건물 멸실의 타이밍은 수억 원의 세액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구분 | 과세관청의 입장 (패소 사유) | 법원의 입장 (승소 근거) |
양도시기 | 2018년 등기 시점 (적정) | 2018년 등기 시점 (적정) |
건물 존재 여부 | 양도 당시 멸실되었으므로 비용 제외 | 멸실되었어도 대금에 반영되었으므로 포함 |
철거 목적 | 장기간 사용 후 철거이므로 목적성 결여 | 매수인의 신축 사업을 위한 계약상 의무 |
결과 | 추가 세액 부과 정당 | 부과처분 취소 (원고 승소) |
결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세무서에서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많은 이들이 당황하여 그대로 세금을 납부하곤 합니다. 하지만 본 판례처럼 거래의 실질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를 적절히 제시한다면 충분히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건물 철거와 대물변제 문제는 전문적인 법률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이므로, 반드시 계약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증거를 구축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판례를 바탕으로 작성된 법률 분석 리포트이며, 실제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며, 세법 개정이나 최신 판례의 출현에 따라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의 대응에 있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직접적인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보고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행한 결정이나 조치에 대해 작성자는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