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하지도 않았는데, 왜 처벌될까?” : 허위 원산지증명서·허위 수출신고 사건에서 대법원이 갈라놓은 ‘대외무역법’과 ‘관세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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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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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하지도 않았는데, 왜 처벌될까?”: 허위 원산지증명서·허위 수출신고 사건에서 대법원이 갈라놓은 ‘대외무역법’과 ‘관세법’의 경계 (대법원-2008도8816)
1. 사건 한눈에 보기(시간 순으로 정리)
(1) 1심: 벌금 각 2,000만 원
의류 수출업체 운영자(개인)와 회사가, 중국산 의류(총 38,911점)를 두고 원산지를 ‘한국’으로 허위 수출신고하고 그 수출신고필증을 이용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산’으로 기재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아 해외 수입업자에게 송부한 혐의로 처벌되었습니다.
(2) 항소심: 쌍방 항소 기각(유죄 유지)
항소심은 “이 물품은 애초 수출신고 대상이 아니라 반송신고 대상인데, 쿼터 제한을 피하려고 ‘한국산’처럼 허위 수출신고 → 허위 원산지증명서 발급”이라는 흐름을 인정하면서, 유죄 및 형(벌금 2,000만 원)을 유지했습니다.
(3) 대법원: “관세법(허위신고)”은 파기, “대외무역법(원산지 가장)”은 유지
대법원은 핵심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대외무역법 위반(원산지증명서 관련): 유죄 판단 유지
관세법 위반(수출신고 허위): “정말로 수출·반송할 의사 없이 한 허위신고”까지 처벌하는 취지는 아니다 → 원심의 관세법 유죄는 법리오해로 파기환송
2. 이 사건의 쟁점(업무 담당자가 꼭 알아야 할 포인트)
쟁점 1. “원산지증명서만 받으려고” 한 허위 수출신고도 위험한가?
항소심은, 수출신고를 취소했거나 다른 서류에는 중국으로 적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결국 ‘한국산’으로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받기 위한 일련의 행위라면, 외국산을 국산처럼 가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도 대외무역법 위반 부분은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정리하면, 실무적으로는 “나중에 취하했으니 괜찮다”가 통하지 않을 수 있고, 특히 원산지증명서(C/O) 발급·제출 흐름에 ‘허위’가 끼면 대외무역법 리스크가 크게 남습니다.
쟁점 2. 그런데 왜 대법원은 “관세법(허위 수출신고)” 유죄를 깨뜨렸나?
대법원은 관세법의 취지를 “통관의 적정”을 위한 ‘수출·수입 또는 반송하려는 사람’의 신고의무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물품을 수출할 의사가 없이(단지 서류를 만들기 위한 목적 등) 허위신고를 한 경우까지 관세법 규정으로 처벌하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허위 수출신고필증으로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그 수출신고를 모두 취하했고
물품은 별도의 반송신고로 반출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수출할 의사 없이 한 수출신고”로 보아 관세법 유죄를 뒤집었습니다.
쟁점 3. “수출신고”와 “반송신고”를 혼동하면 생기는 실무 사고
항소심은 이 물품이 “국내 보세구역에 반입되었고 수입통관을 거치지 않은 채 제3국으로 반출”되는 형태라 수출신고 대상이 아니라 반송신고 대상이라고 전제했습니다. 즉, 애초에 절차 선택부터 잘못되면(또는 그 절차를 ‘서류 만들기’에 이용하면) 사건이 커질 수 있습니다.
3. 담당자 관점의 “승소전략”(방어 포인트를 쟁점별로)
아래는 이 사건 대법원 판단 구조를 실무적으로 ‘재현’하는 방향의 전략입니다(사건마다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관세법(허위신고) 방어: “수출·반송의사”를 정면으로 다투기
대법원이 관세법 성립을 부정한 핵심은, ‘수출할 의사 없이’ 한 허위신고는 관세법 처벌 취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관세법 부분은 다음 사실을 입증·정리하는 쪽이 중요합니다.
수출신고가 실제 물품 반출(수출)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
신고필증 확보 후 신고를 취하했다는 점
실제 반출은 별도의 반송신고로 진행되었다는 점
실무 팁: “취하 기록”, “반송신고 서류 일체”, “물류 흐름(보세구역 반입–반송 반출)”, “내부 결재·지시 라인”을 시간순으로 붙여 수출의사가 없었다는 그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2) 대외무역법(원산지 가장) 방어/감경: ‘허위 C/O’ 연결고리 끊기 또는 양형 사정 집중
반대로 대법원은 대외무역법 위반은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항소심도 “허위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일련의 행위”를 강하게 보았습니다. 따라서 대외무역법 쪽은 사건 구조상 무죄가 쉽지 않은 전형일 수 있어,
허위 원산지증명서 발급·제출에 대한 고의/관여 범위를 정교하게 다투거나
불리하다면 양형(벌금 감경) 요소를 최대한 체계적으로 제출하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항소심이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까지 언급하며 감경에 소극적이었습니다.
4. 시사점(컴플라이언스 체크리스트로 정리)
(1) “원산지증명서(C/O)만 급해서”는 가장 위험한 출발점
허위 수출신고를 ‘서류용’으로 활용해 허위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 흐름은, 취하·정정이 뒤따르더라도 대외무역법 리스크가 남는다는 점을 이 사건이 보여줍니다.
(2) 신고의 목적(실제 수출/반송 의사)과 물류의 실체가 맞아야 한다
대법원은 관세법에서 ‘수출·반송할 의사’를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즉, 통관 서류는 “나중에 맞추면 되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실체(물류)와 목적(의사)에 맞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3) 내부 통제 포인트(담당자용)
원산지 결정 근거(제조공정, 거래서류)를 사전에 파일링
C/O 신청 전, 수출/반송 프로세스가 맞는지 관세사·내부 승인 체계로 사전 점검
“신고 → 취하”가 반복되는 거래는 그 자체로 리스크 시그널로 관리
5. 마무리
이 판례 흐름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원산지를 ‘한국산’처럼 꾸미는 순간, 대외무역법 리스크는 매우 무겁게 남을 수 있고, 반면 관세법은 ‘실제 수출/반송 의사’라는 구성요건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처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한 방어 논리가 가능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