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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스 용기 재수출면세, 세관의 '합리적 의심'만으로 과세할 수 있을까? (조심-2023-68 결정 분석)



재수출 면세의 함정: 수백억 관세 폭탄, 입증책임과 근거과세가 핵심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수입하며 용기에 대해 재수출 조건부 관세 면제를 받아온 한 기업이 수백억 원대의 관세, 부가세 및 가산세를 부과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수출입 기업, 특히 재수출 면세 제도를 활용하는 담당자에게 중요한 법적 쟁점과 실무적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본 블로그 글에서는 이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고, 핵심 쟁점 및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의 법적 전략까지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청구 경위)


청구법인은 반도체용 특수가스와 그 전용 용기를 수입하면서, 용기에 대해 ​관세법 제97조에 따른 재수출 조건부 면세​를 적용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서울세관(처분청)은 2017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의 수입분에 대해 관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구법인이 재수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청은 ​①감면 부적정, ②용도 외 사용, ③부정 감면​ 등을 이유로, 2023년 4월부터 5월에 걸쳐 총 세 차례에 걸쳐 관세,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수백억 원을 경정·고지했습니다.

또한, '부정 감면'에 해당한다며 청구법인의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신청을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청구법인은 2023년 6월과 9월, 조세심판원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2. 양측의 주장


가. 청구법인의 주장


  1. ​절차적 위법성​: 재수출 이행기간(2년)이 아직 남아있는 건까지 과세대상에 포함했으며, 이는 위법하다. 또한, 처분청이 '합리적 의심'만으로 과세하여 근거과세 원칙을 위반했다.


  2. ​방어권 침해​: 처분청이 어떤 용기가 재수출되지 않았는지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했다.


  3. ​가산세 적용 오류​: 이 사건은 단순 재수출 불이행이므로 관세법 제97조의 재수출불이행 가산세(20%)가 적용되어야 함에도, 관세법 제42조의 과소신고 가산세(10% 또는 40%)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


  4. ​부정행위 불인정​: 용기 관리 시스템(MIS)의 미흡으로 발생한 오류일 뿐, 수입신고 시점부터 관세를 포탈하려는 '부정한 의도'는 없었으므로 부정감면에 따른 중가산세(40%) 부과는 위법하다. 또한, 이는 역외거래가 아니므로 부가가치세에 중가산세(60%)를 적용한 것도 위법하다.


  5.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위와 같이 가산세 부과가 위법하므로,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거부처분 역시 위법하다.




나. 처분청의 주장


  1. ​입증책임은 납세자에게​: 재수출면세의 적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청구법인에게 있다. 청구법인이 허위로 기간 연장을 신청하고 사후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등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과세는 정당하다.


  2. ​충분한 소명기회 제공​: 약 1년간 청구법인과 협력하며 선별작업을 했고, 18차례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했다. 청구법인의 용기 관리 시스템이 매우 미흡하여 구체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책임은 청구법인에게 있다.


  3. ​가산세 적용의 정당성​: 단순 재수출 불이행을 넘어 허위신고 등 '부정한 행위'가 있었으므로 관세법 제42조에 따른 부정과소신고가산세(40%)를 적용한 것은 정당하다. 또한, 청구법인의 수출입 거래는 국세기본법상 역외거래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중가산세(60%) 부과도 적법하다.


  4.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불가​: 청구법인의 행위는 부가가치세법 제35조 제2항 제2호 나목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대상이 아니다.





3. 심판부의 판단 및 쟁점 정리


조세심판원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판단했습니다.


  • ​(쟁점 ①, ②) 부정감면 등 과세 처분의 당부 및 근거과세원칙 위반 여부

    ​판단​: 심판부는 청구법인의 사후관리 미흡과 허위신고 사실 등은 인정되나, 처분청이 ​재수출 기간이 남은 물품까지 과세​하는 등 ​조사내용이 불명확하고 불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처분청에 ​재조사​하여 세액을 다시 경정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다만, 과세 근거자료 미비로 방어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쟁점 ③, ④) 가산세 부과의 당부

    ​판단​: 심판부는 관세법 제42조(과소신고가산세)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재조사 결과에 따라, ① ​단순히 기간 내 재수출하지 않은 경우​는 관세법 제97조 제4항의 ​재수출불이행 가산세(20%, 500만원 한도)​를, ② ​용도 외 사용​의 경우는 관세법 제97조 제3항에 따라 ​면제된 관세만 징수(별도 가산세 없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입 당시에는 면세 요건이 충족되었으므로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는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쟁점 ⑤)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거부처분의 당부

    ​판단​: 위 쟁점들과 마찬가지로, 재조사 결과에 따라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여부를 결정하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세심판원은 처분청의 ​조사가 불충분함​을 지적하며 ​청구법인의 주장을 상당 부분 인용하는 '재조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사실상 원처분이 위법할 소지가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4. 기업의 수출입 담당자에 대한 시사점


이 사례는 재수출 면세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1. ​완벽한 사후관리 시스템은 필수​: 재수출 면세 물품, 특히 개별 관리가 필요한 용기 등은 수입부터 재수출까지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완벽한 전산 시스템(ERP, MIS 등)을 구축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시스템이 미흡했다'는 주장은 과세관청이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2. ​입증책임은 기업에게​: 재수출 의무를 이행했다는 ​입증책임은 전적으로 납세자인 기업​에 있습니다. 조세심판원-심판결정례-조심2023관0112, 조세심판원-심판결정례-조심2023관0082 평소 관련 서류(수출신고필증, 재수출이행보고 내역 등)를 철저히 관리하고, 과세관청의 요청 시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3. ​기간 연장 신청은 신중하게​: 재수출 기간 연장 신청 시, '거래처 미회수' 등 ​일률적이고 형식적인 사유를 기재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실제 상황에 맞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를 명시하고, 허위로 기재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4. ​불이행 시 자진신고 및 '용도 외 사용 승인' 활용​: 재수출이 불가능해진 경우, 관세법 제97조 제2항에 따라 ​미리 세관장의 '용도 외 사용 승인'을 받는 절차​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부정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5. 행정소송 제기 시 소송전략 분석


만약 위 사례의 청구인이 재조사 결과에도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특히 청구인에게 유리한 판례를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가. 핵심 인용 판례​


  • ​인천지방법원 ​2016. 1. 28​ 선고 2015구합52344 판결​:

    이 판결은 재수출 조건부 면세 후 기한 내 재수출을 이행하지 못한 사안에서, ​수입 당시 허위신고가 없었다면 부가가치세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지, 제2항의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 ​조세심판원 ​2015. 7. 7​ 결정 (조심2015관0007)​:

    이 결정례는 과세관청의 과거 심사 결과를 신뢰하여 협정관세를 적용받았다가 추징된 사안에서,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을 증명한 경우​로 보아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납세자의 '귀책사유 없음'을 주장할 때 유용한 근거가 됩니다.



​나. 소송 전략​


(​1) 과세처분의 법적 성격 오류 및 관세법 제42조 가산세 적용 배제

  • ​논리​: 이 사건의 본질은 '수입신고 시점의 허위신고'가 아니라, '수입 이후의 조건 불성취'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해야 합니다. 인천지방법원 판례(2015구합52344)를 핵심 근거로 삼습니다.


  • ​세부 전략​:

    청구법인은 수입 당시 실제로 용기를 재수출할 의도로 '재수출 조건부 면세'를 신청했으며, 이는 허위신고가 아닙니다. 실제로 97%에 달하는 높은 재수출 이행률이 이를 방증합니다.

    따라서, 재수출 기간 내에 수출하지 못함에 따라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발생하는 시점은 '수입 시'가 아닌 ​'재수출 불이행이 확정된 시점'​입니다.

    이는 당초 신고가 잘못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경정' 사유가 아니며, 관세법 제42조의 과소신고가산세(특히 부정행위에 따른 40% 중가산세)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적용 가능한 가산세는 오직 ​관세법 제97조 제4항의 재수출불이행 가산세​(최대 500만원) 뿐이라는 점을 조세심판원 결정(조심2023관0112)을 근거로 강조합니다.



​(2) '귀책사유 없음'을 통한 가산세 면제 및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 주장

  • ​논리​: 만약 법원이 이 사건을 '경정' 사유로 보더라도, 청구법인에게는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 또는 '귀책사유 없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세부 전략​:

    용기 관리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 대부분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온 점, 불가피하게 재수출이 어려운 경우 용도 외 사용신청 및 자진납부를 해 온 전례 등을 들어 '부정한 의도'가 없었음을 적극 소명합니다.

    따라서 관세법상 가산세 면제 사유에 해당하며, 부가가치세법상으로도 '귀책사유가 없음을 증명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수정수입세금계산서가 발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3) 처분청의 '근거과세 원칙' 위반 집중 공격

  • ​논리​: 조세심판원이 '조사내용 불명확·불충분'을 이유로 '재조사' 결정을 내린 것은, 처분청의 당초 처분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 ​세부 전략​:

    재수출 이행 기간이 남은 건까지 일괄 과세한 오류, 개별 용기의 불이행 내역을 특정하지 못하고 '합리적 의심'에 근거해 과세한 점 등 처분청의 절차적 하자를 집중적으로 부각합니다.

    이는 조세 행정의 대원칙인 '근거과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처분 자체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사건은 행정소송에서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으며, 특히 ​과세처분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인천지방법원 판례(2015구합52344)를 중심으로 법리를 구성하고, 조세심판원의 재조사 결정과 처분청의 절차적 미흡함을 근거로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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