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분석] 과세관청의 압박에 의한 수정신고,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2007가합53476, 2008나32022, 2009다1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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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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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세무조사나 과세 문제에 직면하곤 합니다. 특히 과세관청의 형사 고발이나 과세 예고 통지 등은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압박에 못 이겨 일단 세금을 납부했다가, 나중에 과세 자체가 부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입 물품에 대한 세관 조사 과정에서 관세 포탈 혐의를 받게 되면, 기업은 형사 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일단 세관이 요구하는 대로 수정신고를 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후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미 납부한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잘못 냈으니 돌려달라"고 하면 될 것 같지만, 법적으로는 '신고납세방식'의 특수성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딜레마적 상황에 대한 명쾌한 법적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판례 시리즈를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며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시작해 대법원에서 마무리된 이 사건은, 신고납세 방식의 세금에서 '신고 행위'의 효력과 부당이득 반환의 범위를 다루고 있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사건의 시작은 한 회사가 수입 맥주에 대한 로열티를 과세가격에서 누락했다는 이유로 세관으로부터 형사 고발 및 세액 경정 의뢰를 받으면서부터입니다. 회사는 과세전 통지를 받은 후,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거액의 관세 등을 수정신고하고 납부했습니다 .
하지만 이후 진행된 형사재판에서 법원은
"로열티가 과세가격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회사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이를 근거로 회사는
이미 납부한 세금은 부당이득이므로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발단] 로열티가 수입가격에 포함되는가?
원고(A사)는 멕시코로부터 맥주를 수입하면서, 별도로 싱가포르 법인에게 상표 사용권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세관은 이 로열티가 수입 물품 가격에 포함되어야 함에도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를 관세 포탈로 보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위기] 형사고발과 수정신고의 압박 (2004. 8. ~ 9.)
세관은 A사와 대표자를 관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과세전통지를 보냈습니다. A사는 형사 처벌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관의 요구대로 수정신고를 하고, 관세·부가가치세·가산세 등 합계 약 33억 원을 납부했습니다. 이것이 훗날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스스로 신고하고 납부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A사의 자발적 행위로 간주될 위험이 생긴 것입니다.
[반전] 형사재판의 무죄 확정 (2005. ~ 2006.)
검찰은 기소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심부터 대법원까지 "해당 로열티는 수입 물품과 관련이 없거나 거래 조건이 아니므로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A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7599)
[전개] 민사소송 제기: 부당이득반환청구 (2007. ~ )
형사 무죄로 세금 부과의 원인이 사라졌으므로, A사는 국가를 상대로 "잘못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건의 진행: 1심부터 대법원까지
1. 1심: "강압에 의한 신고는 무효"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53476)
1심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수정신고의 효력: '취소'인가 '무효'인가?신고납세방식인 관세에서 납세자가 스스로 한 신고는 일단 유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뒤집으려면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여야 합니다. 법원의 판단: A사는 실제 납세 의무가 없음에도 세관의 고발과 과세 예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신고했습니다. 납세 의무 부존재라는 중대한 하자가 있고, 외관상으로도 강압적 상황이 명백했으므로 이 신고는 효력이 없다(무효)고 보았습니다. |
법원은
과세관청의 형사 고발과 과세전 통지라는 압박 속에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수정신고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
따라서 무효인 신고에 따라 납부된 세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국가가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2. 2심: "1심 판단은 정당" (서울고등법원 2008나32022)
1심 판결에 불복한 피고(대한민국)는 항소했습니다.
특히 피고는, 원고(회사)가 로열티 관련 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았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이득을 얻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 항변국가는 "A사가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이미 세무서에서 공제(환급)받았으니, 또 돌려주면 이중 이득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부당이득반환은 '원인 없이 받은 돈'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A사가 추후 수정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공제받은 세액을 다시 토해내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국가가 잘못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2심 법원은 원고가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사실과,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세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1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의 승소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3. 대법원: "원칙은 동의, 이자 계산은 명확히" (대법원 2009다11808)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습니다.
대법원 역시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을 지지했습니다.
즉, 세관장의 형사고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수정신고는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
다만, 대법원은 부당이득 반환액에 붙는 이자(환급가산금 및 지연손해금)의 계산 방식에 대해서는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직접 계산하는 정교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납세자가 환급을 청구한 이후에는,
① 세법에 따른 환급가산금 청구권과
② 민법에 따른 지연손해금 청구권이 함께 발생하며, 납세자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둘 중 하나를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이 사건에서 소송 제기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는 법정이율(당시 '민법'상 연 5%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20%)이 세법상 가산금리(연 3~4%대)보다 높았으므로, 납세자에게 더 유리한 지연손해금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는 납세자의 권리 구제를 두텁게 인정한 중요한 판시입니다.
핵심 쟁점 정리
이 판례 시리즈의 핵심 법적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고납세 방식에서 신고행위의 당연무효 여부: 과세관청의 위법한 형사 고발이나 과세 통지 등 외부적 압박에 의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신고행위는, 납세자의 자발적 의사에 기초하지 않았으므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
부당이득 반환 범위와 매입세액 공제의 관계: 납세자가 추후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받았더라도, 이는 국가가 법률상 원인 없이 세금을 보유함으로써 성립하는 부당이득 반환 의무 자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환급가산금과 지연손해금의 관계: 납세자는 과오납 세금 환급 시, 세법에 따른 '환급가산금'과 소송 제기 등에 따른 민법상 '지연손해금' 청구권을 경합적으로 가집니다. 납세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권리를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소송 전략 제언
이 판례는 과세관청의 부당한 처분에 대응하는 기업에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불가피성' 입증 자료 확보: 만약 압박에 의해 수정신고를 하게 된다면, 과세관청의 공문, 통지서, 담당자와의 대화 내용 등 '자발적 신고'가 아니었음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고 후에도 적극적 권리 구제: 일단 수정신고 및 납부를 했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의 원고처럼, 추후 형사 무죄 판결이나 다른 불복 절차를 통해 신고 행위의 무효를 주장하고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자 청구의 정교화: 부당이득 반환 소송 시, 단순히 원금뿐만 아니라 납부일로부터 발생하는 '환급가산금'과 소송 제기 이후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을 명확히 구분하고, 납세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청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이러한 선택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시사점
이 사건은 국가의 과세권 행사가 적법한 절차와 근거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위법한 압박에 의한 납세자의 신고행위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비록 세금을 일단 납부했더라도, 그 과정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다투어 권리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기업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단기적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장기적으로 어떤 법적 결과를 가져올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며, 부당함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통해 끝까지 다툴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자의 계산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관련 법령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4. 9. 1. 이 사건 환급대상인 국세 및 관세를 납부하고(원 심이 일부 금액의 납부일을 2004. 8. 31.로 판단한 것은 잘못으로 보인다. 을 제11호증 참조)
2005. 10. 27. 그 환급신청을 한 사실,
국세 및 관세의 환급가산금 기산일은 각 납부일 다음날이 며,
위 환급신청일까지의 가산금율은
관세의 경우 2004. 9. 2.부터 위 2005. 10. 27.까지(이하 ‘이 사건 법정이자 기간’이라 한다)의 기간에 관하여는 1일 0.012%이고,
국세의 경우 2004. 9. 2.부터 2004. 10. 14.까지는 1일 0.012%, 2004. 10. 15.부터 2005. 10. 27.까지는 1일 0.01%인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환급금에 대하여 이 사건 법정이자 기간 동안에 대하여는 위 각 가산금율을 적용한 가산금을, 그 다음날부터는 원고의 선택에 따라 가산금 또는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 가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환급금 1,127,574,280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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