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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로 들어왔대요”를 믿고 샀는데… 내가 ‘밀수품 취득죄’가 될 수 있습니다



“면세로 들어왔대요”를 믿고 샀는데… 내가 ‘밀수품 취득죄’가 될 수 있습니다

— 보따리상 농산물 ‘여행자 휴대품 통관’ 3부작 판례로 보는 수입 컴플라이언스 경고


수출입 실무에서 가끔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여행자 휴대품으로 들어와서(면세로) 문제 없어요.”


그런데 ​‘판매 목적(상용)’ 물품​이라면,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로 통관이 되었더라도 적법 통관으로 보지 않을 수 있고​, 그 물품을 ​알면서 매수하면 ‘밀수품 취득죄’​까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대법원 2004도8786).


아래는 2004~2005년 농산물(깨·마늘 등) 사건에서 ​1심·2심과 대법원이 정반대 결론​을 내린 흐름을, 수출입 담당자 관점에서 정리한 글입니다.


1. 사건을 한 장으로: “보따리상 → 수집상 → 도매 유통” 구조

사건의 큰 줄기는 이렇습니다.

  • 중국에서 들어오는 ​참깨·마늘 등 농산물​이, 항만에서 ​여행자휴대품신고서​ 제출 및 중량 측정·검역 등을 거쳐 통관된 다음

  • 터미널 주차장 등에서 ​1차 수집상​이 모아 사들이고,

  • 다시 ​2차 수집상(도매 단계)​에게 대량 판매되는 구조였습니다.

검사는 “겉보기엔 ‘여행자 휴대품’이지만, 실제로는 판매 목적의 상용 농산물을 면세로 들여온 것”이라고 보아 관세·식품 관련 범죄를 문제 삼았습니다.



2. 핵심 쟁점 ①: “여행자 휴대품 통관”은 어디까지 유효한가?

(1) 1심·2심: “절차를 거쳐 통관되었다면… 특별한 사정 없으면 무죄”

1심(2004고단4500)과 2심(2004노3407)은 공통적으로, 대략 다음 취지로 보았습니다.

  • 세관에서 ​여행자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고,

  • ​무게 측정·검역​ 등을 거쳐,

  • ​면세범위 내​로 판단되어 통관이 이루어진 이상,

  • 매집상(구매자) 측이 ​관세 포탈을 위해 사전에 공모​했다든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를 두고 곧바로 “무신고 수입(밀수)”로 보긴 어렵다.

즉, 하급심은 ​“현장에서 세관 절차를 밟아 들어온 물건을 사 왔다”​는 외관을 비교적 중시했습니다.


또한 2심 판결은 당시 고시 체계(여행자/휴대품 정의, 농림축산물 면세 범위)를 전제로, ​농산물 휴대품 면세통관 범위(총량 50kg, 해외취득가격 10만원 등)​가 운영되고 있었다는 사실관계도 상세히 적시합니다.


(2) 대법원: “판매 목적 상용물품은 애초에 ‘여행자 휴대품’이 아니다”

대법원(2004도8786)은 결론을 뒤집었습니다(파기환송).

  • ​판매를 목적으로 반입된 상용물품​은 ​여행자휴대품신고서로 간이수입신고(면세통관)​를 할 수 없다.

  • 설령 그런 방식으로 ​면세통관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는 ​적법한 통관으로 볼 수 없고​, 그 수입행위는 ​관세법상 무신고수입죄​를 구성한다.

  • 그리고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하면 ‘밀수품취득죄’​가 성립한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무서운 지점은 이것입니다.

“세관을 통과했으니 안전하다”는 직관이, ​‘판매 목적 상용물품’​ 앞에서는 깨질 수 있다.


3. 핵심 쟁점 ②: “실질 수입자(공모·분할휴대)”가 있어야만 처벌되는가?

하급심은 “수집상이 보따리상과 공모해 분할휴대 반입을 지휘했다” 같은 사정이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며 무죄 논리를 구성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상용물품은 여행자 휴대품 통관 대상이 아니다’​라는 규범 판단을 전면에 두고, ​그 자체로 무신고수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즉, “공모가 있느냐”는(있으면 더 중하지만) ​면세통관의 적법성 판단에서 ‘결정적 방패’가 아닐 수 있다는 방향​으로 사건을 돌려놓았습니다.



4. 핵심 쟁점 ③: 식품위생(수입식품 신고) 책임은 누구에게?

이 사건군에서는 관세 이슈만큼이나 ​식품위생(당시 수입신고 의무)​도 함께 다투어졌습니다.


(1) 2심: 도매상 A는 유죄(고의 인정), 수집상 B·C는 무죄(수입자 아님)

2심(2004노3407)은

  • 판매 목적 식품을 수입하려면 신고의무가 있다는 규정을 전제로 하면서도,

  • ​“직접 수입한 자”​가 아니라 단순 매수인에 불과한 B·C에게 곧바로 신고의무를 지우긴 어렵고, ​공모 등 추가 입증이 없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A에 대해서는

  • 과거 유사 전력이 있어 “몰랐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고,

  • 설령 신고의무를 몰랐더라도 단순 법률 부지에 가깝다는 취지로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2) 1심 요지: “이미 수입된 것을 매수한 자 = 수입신고 의무자라고 보기 어렵다”

1심 요지도 같은 결론 흐름(매수인은 원칙적으로 수입신고 의무자 아님)을 보입니다.



5. 실무자를 위한 “한 줄 정의”: 이 판례가 바꾼 것

이 3부작 흐름을 실무 언어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급심 관점(당시):​ “세관 절차를 거쳐 들어온 외관 + 공모 입증 부족이면 방어 여지”

  • ​대법원 관점:​ “판매 목적 상용물품이면, 여행자 신고서 통관은 원칙적으로 ‘정식 수입신고’가 아니다(=무신고수입 가능)”

그리고 무신고수입죄는 단순 세금 문제가 아니라 ​통관질서 자체를 보호법익으로 강하게 본다​는 점도(헌재 결정에서) 확인됩니다.



6. 승소전략(=실무 대응전략): 회사/담당자가 준비할 포인트

아래는 ​수사·조사 단계에서 실제로 갈리는 입증 포인트​를 중심으로, “이기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정리한 것입니다(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략 1) “상용(판매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구조적으로 설명하기

대법원은 ‘상용물품’이면 여행자휴대품 통관으로 적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전제를 세웠습니다. 따라서 방어의 출발점은 “우리 물품이 왜 상용이 아닌가” 입니다.

  • 거래 구조(누가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용도로 반입했는지)

  • 수량·가격·용도 등 정황(‘여행자가 통상 휴대하는 범위’인지) → 2심 판결은 여행자/휴대품 개념과 면세 범위 설정(총량·가액 기준 등)을 언급하며 이 판단 요소를 전제합니다.


전략 2) “알고 샀다(고의)”를 깨는 자료: ‘정상 수입’ 확인 프로세스

대법원은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하면 밀수품취득죄”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구매자(수집상·도매상·유통사)에게는 ​“알지 못했다”​가 아니라 ​“알 수 없었다(합리적 확인을 했다)”​를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예시

  • 수입신고필증(또는 정식 통관서류) 요청·회신 기록

  • 거래명세, 대금지급, 인수인계 기록(공급망 추적 가능성)

  • 표기·포장 상태(정상 수입품과 구별되는지 여부가 고의 판단에 쓰이곤 합니다.)

    ※ 유사 사건들에서 “포장 단위·한글표시·필증 부착 여부” 등이 ‘알았을 것’의 근거로 거론되는 흐름이 확인됩니다.


전략 3) “우리는 수입자가 아니다”를 입증(식품 신고 의무 쟁점)

식품 쟁점에서는 2심이 ​직접 수입자·공모 여부​를 핵심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단순 국내 매수·판매 단계라면,

  • 수입 실행(해외 구매·운송 지시·반입 지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

  • 보따리상/반입자와의 공모·지휘 관계가 없다는 점 을 계약·연락·송금·운송지시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에 유리합니다.


전략 4) ‘정면돌파’가 필요하면: 정식 수입으로 전환(사후 정리의 한계 인식)

무신고수입은 통관질서 침해를 중하게 보기 때문에(보호법익), 단순히 “관세만 내면 끝”이라는 접근은 위험합니다. 사후적으로는 ​자진 정리(추가 신고/시정)​, 재발 방지 체계(내부통제) 등을 통해 ​양형(처벌 수위)과 리스크 관리​를 함께 설계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7. 시사점: 수출입 담당자가 바로 적용할 내부통제 5가지

  1. ​“여행자 휴대품으로 들어왔다”는 말만으로 구매 결재 금지​(정식 수입서류 확인 전까지). 대법원은 상용물품이면 그 통관을 적법으로 보지 않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2. 농산물·식품은 ​검역/위생 규제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판례에서도 쟁점화), 구매 단계에서부터 ​수입주체·신고주체​를 문서로 고정해야 합니다.

  3. 공급망에서 “수집상-도매상”이 끼는 구조는 흔하므로, ​2차·3차 벤더라도 통관서류 요구권​을 계약에 넣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조금씩 나눠 들여왔다(50kg 단위 등)”는 설명은 오히려 ​상용 반입 은폐의 전형적 신호​로 수사기관이 볼 수 있습니다(유사 사건들에서 반복적으로 문제됨).

  5. 내부 교육 시, 무신고수입죄는 “세금”이 아니라 ​통관질서 위반​으로 무겁게 다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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