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가스는 ‘폐기물’이 아니라 돈이다” : 정유·석유화학 부과금 환급을 뒤흔든 1심→2심→대법원 판례 흐름과 실무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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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가스는 ‘폐기물’이 아니라 돈이다”
정유·석유화학 부과금 환급을 뒤흔든 1심→2심→대법원 판례 흐름과 실무 대응전략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연료가스(Fuel Gas), 수소(H₂). 현장에서는 “공정 부산물”로 익숙한데, 법정에서는 이것이 환급액을 수십·수백억 단위로 바꾸는 변수가 됩니다. 실제로 2003~2007년 환급을 둘러싸고 감사·환수 통지 후, 1심과 2심 판단이 엇갈리고 대법원이 ‘해석의 한계’를 강하게 걸어 파기환송한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2015두39453, 수원지방법원-2012구합7333, 대법원-2015두39460
아래는 그 사건군(시간 순 판례)의 핵심을 업무 담당자 관점에서 쟁점별로 정리한 글입니다.
1. 사건 흐름(한눈에 보기)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이 부과금 납부 후 수출·공업원료 공급 등을 이유로 환급을 받아 왔습니다.
2008년 감사 결과 등을 근거로 한국석유공사가 과다환급금 환수(납부고지) 를 통지합니다.
1심(수원지방법원 2012구합7333): “당시엔 과다환급금 징수 근거·위임이 없다” → 환수처분 취소.
2심(서울고등법원 2013누29317): 1심 취소, 원고 패소(환수 적법) → 연료가스·수소는 부산물 성격, 자율소요량 적용 등.
대법원(2014두12017): 고시는 법규명령으로 구속력 인정 + 부담금은 문언주의(확장·유추해석 금지) + 원심 법리오해로 파기환송(재심리).
2. 쟁점 1: “한국석유공사가 과다환급금을 ‘처분’으로 환수할 권한이 있었나?”
(1) 1심의 결론: “2008.3.11. 당시엔 근거가 없으니 위법”
수원지방법원은 처분 당시(2008.3.11.) 구 석유사업법·시행령에 ‘과다환급금 징수’ 규정 및 그 사무를 한국석유공사에 위임한 규정이 없었다고 봤습니다. 또한 고시에 과다환급금 관련 조항이 있더라도 법령의 위임 없는 사항이거나, 징수 주체가 피고(공사)가 아니라 ‘환급지급명령관’으로 되어 공사가 곧바로 징수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법률상 원인 없이 환급된 금액이라면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별론”이라고 여지를 남깁니다. 즉, 행정처분으로 ‘환수’는 못 해도, 민사소송으로 돌려받을 수는 있다는 취지입니다.
(2) 2심의 결론: “환급권한이 있으면, 잘못된 환급은 직권취소로 환수 가능”
반면 서울고등법원은, 비록 당시 명문 ‘과다환급금 징수’ 규정이 미비하더라도 공사가 환급처분권한을 위탁받았고, 환급처분에 하자가 있으면 직권취소(일부취소 포함) 로 되돌릴 수 있다는 틀로 접근했습니다.
실무 포인트 : 같은 사실관계라도, “과다환급금 ‘징수권한’이 없으니 무권한 처분”으로 볼지(1심) vs “환급처분의 직권취소로 정리 가능”으로 볼지(2심)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3. 쟁점 2: “연료가스·수소는 손모인가, 부산물인가?” (환급액의 ‘기초 데이터’ 문제)
(1) 2심: 공정·활용 실태에 따라 부산물로 보고, 자율소요량으로 계산
서울고등법원은 연료가스가 폐가스 상태면 손모, 회수·활용하면 경제적 가치 있는 부산물이 될 수 있는 “이중적 성격”을 언급하면서도, 제도 변화(자율소요량 제도 전면 적용 등) 및 관세 분야 운용 등을 근거로 특히 2002.4.1. 이후에는 손모로만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정리합니다. 또 수소도 공정 부산물로 보고, 공정 간 이체·활용을 어떻게 볼지(‘사내판매’ 등)까지 포함해 환급율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신뢰보호 주장도 요건 불충족 등을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2) 대법원: “부산물일 개연성은 있어도, ‘고시 문언’ 밖으로 확장 적용하면 안 된다”
대법원은 큰 원칙을 먼저 못 박습니다.
산자부 고시·관세청 고시는 위임에 따른 법규명령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있다.
석유부과금 환급은 실질상 부담금 영역이므로 조세·부담금 해석 법리(문언대로, 엄격히) 가 적용된다.
따라서 합리적 이유 없는 확장·유추해석은 금지된다.
그리고 이 사건 핵심인 계산 문제(“연료가스·수소를 어떻게 환급 산정에 반영할 것인가”)에서, 하급심이 관세청 고시의 특정 규정 등을 환급 산정에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방식으로 확대 적용한 점을 문제 삼아 파기환송합니다(재심리 필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연료가스·수소가 부산물일 수 있느냐” 자체보다, ‘환급 산식에 그 부산물을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는 고시 문언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4. 쟁점 3: “고시(행정고시)는 내부지침인가, 회사 바깥까지 구속하는 ‘규범’인가?”
현업에서는 고시를 ‘업무 지침’ 정도로 느끼기 쉽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고시의 법적 성격을 정면으로 정리합니다.
법령이 장관 등에게 구체사항을 정해 고시하도록 위임했고, 그 고시가 법령을 보충하는 내용이라면그 고시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즉, 환급 실무에서 “고시가 이렇게 말하니까”는 단순 참고가 아니라, 규범 그 자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문언을 벗어난 ‘관행 기반 계산식’은 위험해집니다.
5. (실무) 수출입·환급 담당자가 바로 점검할 체크포인트
자율소요량 산정 로직(분모·분자·포함 항목) 고정화
“연료가스/수소를 손모로 볼지, 부산물로 볼지”는 단순 분류가 아니라 산식이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공정 간 이체(특히 수소)의 내부 증빙 정비
‘자가소비’인지, ‘사내판매/사내이체’인지에 따라 환급율(또는 공제 항목) 논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시 문언 기준으로 ‘우리 계산’이 가능한지 검증
대법원은 부담금 영역에서 확장·유추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럴듯한 계산”이 아니라 “규정상 가능한 계산”이어야 합니다.
환수 통지를 받으면 ‘처분권한/시점’부터 본다
처분 당시 법령 구조(위임·근거 유무)에 따라 방어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6. 승소전략(기업 입장에서의 공격·방어 포인트)
전략 A. “권한(처분 주체)과 시점”을 1번 쟁점으로 세우기
환수(납부고지)가 행정처분으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당시 법령에 근거·위임이 있었는지를 가장 먼저 다투는 방식입니다.
1심은 이 논리로 환수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전략 B. “계산식의 근거”를 ‘고시 문언’에 묶어두기
대법원은 산정기준 해석에서 문언주의 + 확장/유추해석 금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관세청 고시의 특정 규정/공식을 부과금 환급 산정에 끌고 오거나,
고시 문언이 없는 부분을 관행·합리성으로 메우려 한다면 그 자체를 공격 포인트로 삼을 수 있습니다.
전략 C. 사실관계는 “기술·공정”이 아니라 “증빙 패키지”로 설계
연료가스·수소가 어떤 물질인지에 대한 기술 설명은 결국 증빙(물질수지표, 신고서, 내부 이체자료, 판매/자가사용 자료 등)로 귀결됩니다.
특히 대법원 취지상 “부산물 같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부산물을 환급 산정에서 어떻게 다루는 게 문언상 가능한지까지 함께 제시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전략 D. (보조) 신뢰보호는 ‘하드모드’—자료가 없으면 과감히 비중 축소
2심은 신뢰보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공적 견해표명, 귀책사유 등 요건 문제).
내부 회신·관행만으로는 약할 수 있어, 공문/공식 안내/일관된 승인례 등 객관자료가 없다면 주력 논점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7. 시사점: “환급은 회계가 아니라 규범의 문제다”
고시가 ‘법’이 될 수 있다
위임 고시는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될 수 있고, 기업 실무를 직접 규율합니다.
부담금·환급 영역은 ‘엄격한 문언’이 기본값
회계적으로 그럴듯한 계산, 업계 관행, 정책적 당위가 있어도 문언 밖이면 위험합니다.
부산물의 경제적 가치가 커질수록 분쟁 가능성도 커진다
회수설비 투자로 ‘버리던 것’이 ‘돈 되는 것’이 되면, 그 순간부터 법적으로는 “환급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가 쟁점이 됩니다.
환수 대응은 ‘기술검토’보다 먼저 ‘권한검토’부터
같은 환수 통지라도, 처분 당시 근거·위임 구조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음을 1심 판결이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