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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관보류는 취소됐는데… 왜 국가배상은 졌을까?” : 수입 담당자를 위한 ‘품목분류 오해’ 손해배상 소송의 교훈



“통관보류는 취소됐는데… 왜 국가배상은 졌을까?”

수입 담당자를 위한 ‘품목분류 오해’ 손해배상 소송의 교훈 (타이어 사건 연대기)

수입 현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세관이 ​품목분류(HS)​ 를 문제 삼아 ​통관을 보류​하고, 그 처분이 나중에 행정소송에서 ​취소​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다음 질문이 실제 소송의 핵심입니다.


“처분이 위법이면, 그동안의 창고료·항만료·물건 폐기/공매 손실은 국가가 배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을 다룬 사건(타이어 수입 사건)의 1심→2심→대법원→파기환송 후 2심 흐름을 따라가며, ​어떤 경우에 국가배상(손해배상) 청구가 ‘이길 수 있는지’​를 실무 관점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1. 사건 타임라인

(1) 통관보류의 시작: “승용차용이냐, 화물차(경트럭)용이냐”

  • 원고(수입업자)는 일본산 타이어를 반입했고, 그중 ​1,000개를 수입신고​했습니다.

  • 세관은 이 타이어가 ​수입선다변화 품목(승용자동차용 타이어)​ 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추천(확인서류)이 없으니 통관이 불가​하다며 ​​'통관보류처분'​을 했습니다.


(2) 행정소송에서는 “통관보류 취소” 승소

  • 수입업자는 통관보류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고, 그 판결이 확정됩니다.

  •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당초 수입신고일로 부터 '4년'이나 흘렀습니다.


(3) 그러나 물건은 ‘통관’되지 않았고, 결국 ‘공매’로 끝남

  • 세관은 판결 확정 후 통관절차 이행을 통지했지만, 수입업자는 장기간 방치로 상품가치가 거의 없어졌다는 이유로 ​통관하지 않았고​, 결국 ​'공매'로 사건이 종결됩니다.

이 지점이 이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과실상계(손해확대)”로 연결됩니다.



2. 쟁점 ① : “행정처분이 취소됐으면, 국가배상은 자동으로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자동이 아닙니다.

국가배상책임은 “행정처분이 위법했다”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 법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 ​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 특히 ​법령 해석이 확립되기 전​이고, 당시 기준에서 ​성실한 평균 공무원에게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결과적으로 위법이 되었더라도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즉, 손해배상 소송의 승패는 “위법”보다 ​‘당시 공무원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판단했는지(과실 유무)’​에 달려 있습니다.



3. 쟁점 ② : 1심/2심(초기)에서는 왜 배상이 인정됐고, 최종적으로는 왜 뒤집혔나?

(1) 1심(서울중앙지법)은 “과실 있다” → 손해 일부 인정

1심은 세관이 상공자원부장관의 회신(수입선다변화품목 해당 아님)을 알고도, 국내에서 지프형 타이어로 사용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승용차용으로 분류해 통관보류한 점을 들어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손해는 (i) 타이어 시가 합계, (ii) 항만사용료 등에서 공매대금 충당액을 공제해 산정했고, 다만 원고에게도 통관하지 않고 공매되게 하여 손해를 키운 과실이 있다고 보아 ​10% 과실상계​를 했습니다.


(2) 2심(서울고법 99나38509)은 “배상은 인정하지만, 손해 범위를 크게 줄임”

2심(초기)은 국가배상책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손해를 크게 축소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 ​(가) 통관보류는 ‘수입신고한 1,000개’에 대한 것​이므로, 나머지 반입 타이어까지 묶어 손해로 주장하면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 ​(나) ‘시가’가 아니라 ‘원가’ 중심​으로 손해를 인정했습니다(소유권 상실에 따른 원가 48,015,115원).

그리고 항만사용료도 ​수입신고분에 대응하는 기간·금액만​ 계산하고, 공매대금에서 항만사용료로 충당된 금액을 공제한 후, 다시 10% 과실상계를 적용해 최종 ​74,619,767원​으로 확정했습니다.


(3) 대법원(2000다20731)은 “그 과실 인정, 법리 오해” → 파기환송

대법원은 위 2심 판단의 출발점(공무원 과실 인정)이 잘못될 수 있다고 보며,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과실 단정 불가” 법리를 전면에 내세워 원심을 파기환송합니다.


(4) 파기환송 후 2심(서울고법 2001나17116): “공무원 과실 없다” → 전부 기각

환송 후 2심은 ​세관 공무원의 판단 과정이 ‘그 당시 기준에서 합리적’​이었다고 보았습니다. 그 근거로 판결은 다음 사정을 상세히 적시합니다.

  • 승용차용 래디알 타이어(HS 4011-10-1000)가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추가’된 시점이 제도 '초기' 단계였고, 버스/화물차용은 여전히 제한이 없었음

  • ‘승용자동차용’의 의미를 ​제조사 목적 용도에 따를지​, ​국내 실제 사용용도를 볼지​ 논란의 여지가 있었고, 당시 선례·학설·판례가 없었음

  • 세관은 단순히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카탈로그 보완 요구, 국내 업체·협회 조회, 상공자원부 질의, 위원회 개최 등 여러 과정을 거쳐 결정했음

  • 수입업자도 과거에는 같은 종류를 승용차용으로 신고하다가 이 사건에서는 화물차용으로 신고했던 사정 등도 고려됨

  • 또한 수입업자가 더 구속력 있는 판단을 원했다면, 당시 제도상 ​품목분류 사전회시(사전심사) 제도​ 활용을 했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됨

결국 환송 후 2심은 ​공무원 과실을 부정​했고, 국가배상·국가 자체 불법행위·부당이득 주장까지 모두 배척하여 ​원고 전부 패소​로 결론납니다.



4. 쟁점 ③ : 손해는 무엇을,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나? (실무 포인트)

이 사건에서 특히 수입 실무자가 기억해야 할 “손해 항목별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입신고한 물품”과 “그냥 반입해 둔 물품”은 손해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심(초기)은 통관보류처분이 ​수입신고된 1,000개에만 미친다​는 점을 전제로, 나머지 물량 손해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분할신고/부분신고” 상황에서 손해 범위가 쪼개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 ‘판매이익 상실’은 대부분 “특별손해”로 다뤄져 문턱이 높습니다

법원은 “통관됐더라면 벌었을 판매수익” 같은 항목을 ​특별손해​로 보면서, 국가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자료가 없다고 하여 배척했습니다. (특별손해의 기본 틀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된다는 구조입니다.)


(3) “손해 확대를 막을 수 있었는지”가 과실상계로 연결됩니다

1심과 2심(초기)은 공통으로, 취소판결 확정 후에도 통관하지 않고 공매에 이르게 한 점을 들어 ​원고 과실 10%​를 인정했습니다. 손해배상에서는 이런 과실상계(또는 손해경감의무)가 금액을 실질적으로 깎습니다.



5. 승소전략: “그럼 언제 국가배상 청구가 인용 될 수 있나?”

이 사건 결론(최종 패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이기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또렷해집니다. 핵심은 “위법”이 아니라 ​‘공무원 과실’과 ‘손해의 인과관계’​입니다.


전략 1) “당시에도 해석이 명백했다” 또는 “공무원이 기본적 확인을 게을리했다”를 입증해야 합니다

대법원/환송 후 2심은, 법령 해석이 불명확하고 공무원이 합리적 절차를 거쳤다면 과실을 부정합니다. 따라서 승소하려면 반대로,

  • 당시 공고 문언·지침·선례가 충분히 정리되어 있었다든지, 또는

  • 공무원이 최소한의 확인(자료검토·조회·위원회 검토 등)을 하지 않았다든지 같은 사정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오히려 세관의 “노력의 흔적”이 과실 부정 근거가 되었습니다.)


전략 2) 특별손해(판매이익 등)를 노린다면, “사전 통지”와 “자료화”가 필수입니다

판매계약서, 납품처·가격·기간, 통관 지연 시 계약해제 위험 등을 ​사전에(또는 즉시) 세관에 알리고​ 기록을 남겨 “예견 가능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략 3) 손해를 줄이려는 조치(통관·보전·대체판매)를 ‘즉시’ 시도해야 합니다

취소판결 확정 후에도 통관을 하지 않아 공매로 이어진 사정은 과실상계(10%)로 평가되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법리 다툼”과 별개로,

  • 통관 가능해진 즉시 통관/반출을 시도했는지

  • 물류비 폭증을 막기 위한 대안을 모색했는지 가 손해배상액에 직접 반영될 수 있습니다.


전략 4) 손해 범위를 ‘처분 대상 물품’과 정확히 맞추십시오

부분신고·분할신고가 있었다면, 처분이 실제로 미친 범위(예: 수입신고 1,000개)에 맞춰 손해를 구성해야 인과관계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6. 시사점(수출입/통관 실무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1. ​품목분류가 애매하면, “사전 단계에서 확정”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환송 후 2심은 “더 구속력 있는 판단을 원했다면 사전회시/사전심사 제도를 활용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적시합니다.

  2. ​행정소송(처분취소) 승소와 국가배상(돈) 승소는 별개​입니다.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공무원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배상은 무너집니다.

  3. ​통관보류가 장기화되면 ‘법’보다 먼저 ‘물건’이 죽습니다.​ 이 사건도 결국 공매로 종결되었고, 그 과정에서 항만사용료·가산금·공매대금 충당 등 복잡한 손해 구조가 생겼습니다.

  4. ​손해는 ‘증거로 남긴 만큼’ 인정됩니다. ​특별손해(판매이익 등)는 특히 “자료가 없으면 끝”이라는 태도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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