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라서 “수입가가 낮다”? 3심이 모두 제동을 건 관세 추징’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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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계라서 “수입가가 낮다”? 3심이 모두 제동을 건 ‘의약품 관세 추징’ 사건
해외 본사(또는 계열사)에서 물건을 들여오면, 세관 심사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특수관계인데, 수입가격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요?”
오늘 소개할 사건은 완제의약품 수입가격을 두고 세관이 관세·부가가치세 등을 약 6.5억 원 추가 부과했다가, 1심–2심–대법원에서 모두 취소된 판례 흐름입니다. (부산지법 → 부산고법 → 대법원: 2007두9303)
1. 사건의 시간순 정리(1심→2심→대법원)
(1) 세관의 과세: “특수관계 + 매출원가율이 낮다”
원고(수입사)는 해외 본사인 제약회사로부터 항암제를 수입해 신고가격(거래가격)대로 관세·부가세를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세관은 원고와 판매자 사이 특수관계를 전제로, 그 관계가 수입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신고가격을 부인하고, 국내판매가격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다시 계산(제4방법 취지)하여 추징했습니다.
(2) 1심(부산지방법원): 전부 취소
1심은 요지로, 특수관계가 있어도 곧바로 ‘가격에 영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3) 2심(부산고등법원): 항소 기각(원고 승)
2심은 특히 “재판매가격이 낮다 / 매출원가율이 낮다”는 간접지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면서, 이 사건 의약품의 경우 보험수가(정부가 정한 약가)로 재판매가격이 사실상 고정되는 특성이 있어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점 등을 상세히 설시합니다.
(4) 대법원: 상고 기각(확정)
대법원은 관세법 체계와 WTO 관세평가협정 취지를 들어, 특수관계 ‘존재’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특수관계 때문에 거래가격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까지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2. 쟁점별 핵심 정리
쟁점 1) “특수관계”만으로 신고가격(거래가격)을 버릴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됩니다.
관세법은 원칙적으로 거래가격(실제 지급/지급해야 할 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삼되,특수관계가 있고 그 관계가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거래가격을 쓰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과세가격을 정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그 ‘영향’까지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한다고 못 박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특수관계니까 일단 의심”까지는 가능해도, 추징(거래가격 부인)은 ‘입증 게임’이라는 뜻입니다.
쟁점 2) “매출원가율이 낮다/재판매가격이 낮다”만으로 ‘영향’을 증명할 수 있나?
이 사건에서 세관은 대략 다음 논리였습니다:
완제의약품은 보험수가를 기준으로 재판매가격이 정해지고,
통상 매출원가율이 일정 범위인데,
이 사건 의약품은 매출원가율이 낮고 재판매가격도 수출자 정책 최저가보다 낮게 보이니
특수관계 영향으로 수입가격이 낮게 책정된 것이다.
하지만 2심은 “그럴 수도 있어 보이지만, 그 사정만으로는 단정 불가”라고 봤습니다. 특히,
재판매가격은 (구)보건복지부가 미국·스위스 보험수가를 기준으로 정한 ‘보험수가’에 따라 책정되어 변동이 없었던 점
신약 특성상 판매촉진비, 경쟁제품 유무 등으로 이윤·경비율이 달라질 수 있고 비교대상 선정도 쉽지 않은 점
환율이 변해 매출원가율이 달라져 보일 수 있으나, 외화 기준 수입가격이 그대로일 때 재판매가격을 수시 조정하는 것은 통념상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지표(마진)만으로 ‘특수관계→저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에서, 매출원가율·정책불일치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정리합니다.
쟁점 3) 세관이 거래가격을 부인하려면 절차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관세법은 거래가격을 배제해 다른 방법으로 과세가격을 정하려는 경우, 세관장이 그 판단 근거를 ‘미리 서면 통보’하고 의견제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또 2심은 WTO 관세평가협정 취지를 언급하며,
특수관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거래가격을 부인하면 안 되고
세관이 “관계가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그 근거를 통보하고 합리적 답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해석했습니다.
3. 실무자를 위한 “승소 전략”(소송까지 가기 전/후)
아래는 이 사건 흐름에서 바로 뽑아낼 수 있는 실전 포인트입니다.
전략 1) “왜 그 가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외부 요인을 먼저 고정하라
이 사건 물품은 핵심적으로 정부 보험수가가 재판매가격을 사실상 고정했다는 구조가 설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의약품뿐 아니라, 규제·고시·공공조달·가격통제가 있는 품목이라면 “시장가격이 내가 정한 게 아니다”를 먼저 세우는 것이 유효합니다.
전략 2) 단순 마진 비교에는 “비교불가능성”으로 반격하라
세관은 종종 “동종 업계 평균 마진” 같은 도표를 가져옵니다. 이 사건 2심은 질환군/제품군이 다르면 단순 비교가 곤란하고, 직접 비교대상 자체가 희소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과세 논리를 약화시켰습니다.
전략 3) 입증책임 프레임을 끝까지 유지하라(“세관이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의 대법원 결론은 명확합니다. 특수관계 + 영향(가격 왜곡)을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응 문서도 “우리가 무죄를 입증한다”가 아니라, “귀하는 무엇으로 ‘영향’을 증명하느냐”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략 4) ‘제4방법(국내판매가격 기초)’로 가면, 이윤·일반경비 산정의 약점을 파고들어라
세관이 거래가격을 부인하면 보통 국내판매가격에서 이윤·일반경비 등을 공제하는 구조로 과세가격을 만들려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비교대상 업체 선정 및 이윤·일반경비율 산정의 합리성이 주요 다툼 포인트로 제시되었습니다.
4. 시사점: “특수관계 거래 = 자동 추징”이 아니라, “증명 가능한 추징만 가능”
이 판례 흐름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특수관계는 출발점일 뿐, 결론이 아니다.
지표(마진/정책 불일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품목 특성(규제, 신약 등)을 함께 봐야 한다.
세관이 거래가격을 배제하려면 근거 통보 및 의견제출 기회 등 절차도 중요하다.
5. 꼭 적어두는 말씀(중요)
위 사건은 완제의약품, 보험수가 등 특수한 사정이 결론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계약구조, 물류조건, 이전가격 정책, 제품 포지셔닝, 비교가능 자료 유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참고용으로만 보시고, 실제 심사·조사·불복(이의/심판/소송) 대응은 반드시 관세·조세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또는 관세사)와 상담하여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