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깎였는데, 추징금은 그대로?” : 관세사건 항소심에서 자주 놓치는 한 줄이 대법원에서 뒤집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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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업무를 하다 보면 “신고 누락(또는 허위신고)”이 곧바로 형사사건 + 거액 추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의외로, 항소심에서 형(징역·집행유예)은 바뀌었는데 추징은 ‘그대로 둔다’고 적어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 ‘한 줄’이 왜 치명적인지, 대법원 2009도2807 판결이 아주 선명하게 정리했습니다.
1. 사건 흐름(시간 순 정리)
(1) 1심: 징역형 + 거액 추징
피고인에게 징역형(집행유예)과 함께 421,527,951원 추징이 선고되었습니다.
(2) 항소심(서울서부지법 2008노1325): 형은 감경, 그런데 주문에 “추징 제외 파기”
항소심은 “주형이 무겁다”며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 징역 6월/집행유예 1년으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원심판결 중 추징부분을 제외한 부분을 파기한다”라고 적어, 추징을 분리해 둔 형태가 됐습니다.
(3) 대법원(2009도2807): “그렇게 분리하면 위법” → 원심·1심 모두 파기 후 자판
대법원은 항소심이 주형을 파기하면, 부가형인 추징도 함께 파기해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과 1심을 모두 파기하고, 징역 6월/집행유예 1년 + 421,527,951원 추징으로 직접 판결했습니다.
2. 핵심 쟁점 ①: 관세법상 추징은 “이익 환수”가 아니라 “징벌적 부가형”이다
대법원은 관세법 제282조 유형의 몰수·추징을 두고, 범죄이익 박탈이 목적이 아니라 “징벌적인 성질”을 가진다고 전제합니다. 그리고 이 처분은 부가형이어서, 본안의 형과 한 번에 선고되고, 일체로 동시에 확정돼야 한다고 합니다.
“몰수 또는 추징은 … 징벌적인 성질을 가지는 처분으로 부가형… 주형 등에 부가하여 한 번에 선고되고 … 동시에 확정되어야 하고 … 분리되어 이심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 원칙”
업무 담당자 관점의 포인트 실무에서 “추징은 어차피 세금처럼 환수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관세사건에서는 법원이 이를 형벌 체계 안의 ‘추가 제재(벌)’로 봅니다.
3. 핵심 쟁점 ②: 항소심이 주형을 파기하면, 추징도 ‘같이’ 파기해야 한다(분리 금지)
이 사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절차 문제입니다. 항소심이 “징역은 낮추되 추징은 유지”를 주문에서 분리해 둔 것이 왜 문제였을까요?
대법원은 결론을 단정합니다.
“상소심에서 원심의 주형 부분을 파기하는 경우 부가형인 몰수 또는 추징 부분도 함께 파기하여야 하고, … 나머지 주형 부분만을 파기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불가분’ 관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즉, 필수적 몰수·추징은 본안 판단과 불가분이라, 일부만 떼어 상소 대상으로 삼아도 사건 전체가 상소심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4. 핵심 쟁점 ③: “몰랐다”는 항변(법률의 착오)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위법인 줄 몰랐다”는 주장을 배척하면서, 형법 제16조의 취지를 비교적 직설적으로 설시합니다.
“설령 …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여 처벌을 면할 수는 없다”
업무 담당자 관점의 포인트 수출입 현장에서는 “관행이었다”, “대행사가 한다고 해서”, “정확히는 몰랐다”는 변명이 자주 나오지만, 재판부는 보통 이를 면책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기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실전 “승소전략”(또는 리스크 최소화 전략)
전략 1) ‘추징 감액’만으로는 길이 막힐 수 있다: 먼저 “유죄 자체”를 겨냥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추징액이 과다하니 감액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관세법상 추징을 필요적·징벌적으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방어는 통상 (A) 유죄를 다투거나, (B) 최소한 죄수/공범관계/고의 등 성립 범위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이 선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략 2) 양형(징역·집행유예)에서 실익을 확보하되, “주문 구조”를 반드시 점검
이 판례의 교훈은 단순합니다. 항소심에서 형을 건드리면 추징도 같이 건드려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변호인 입장에서,
항소이유(양형부당 등)를 구성할 때부터, 추징이 부가형으로 일체라는 점을 전제로 주문/파기 범위를 설계하고,
선고 후에는 주문이 “추징 제외 파기”처럼 모순·분리되어 있지 않은지 즉시 점검해야 합니다.
전략 3) 공범 사건이면 “집행면제” 이슈까지 염두(단, 자동 감액은 아님)
항소심 판결은, 관세법상 추징이 공범에게 각각 전액 추징될 수 있다는 취지와 함께, 누군가 전액을 납부하면 다른 공범자의 ‘집행이 면제’될 수 있다는 실무적 단서를 적고 있습니다. 즉, “내 추징이 줄어든다”기보다는 집행 단계에서의 정리 문제가 생깁니다.
6. 기업 실무 시사점(수출입 담당자용 체크포인트)
신고 누락·허위신고는 ‘세금문제’로 끝나지 않고 형사사건이 될 수 있음(통관질서 침해 중심)
관세사건의 추징은 징벌적 부가형으로 설계되어, 생각보다 공격적으로 부과될 수 있음
분쟁(적발) 이후 대응에서는, “추징만 어떻게…”가 아니라 사건 전체 구조(주형+부가형 일체)를 기준으로 전략을 세워야 함
재판에서 “몰랐다”는 항변은 쉽게 통하지 않으므로, 평소에 사내 통관 통제(신고·서류·대행관리) 체계를 남겨두는 것이 방어에 유리합니다.
위 글은 대법원 2009도2807 판결 및 관련 하급심 판결의 취지를 바탕으로 한 참고용 정리입니다. 실제 사건은 물품 성격, 신고 경위, 담당자 역할(공범 성립), 거래 구조, 증거 상황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사한 이슈가 발생했다면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